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지난달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 대회의실에 열렸다. 추경호 대구시장 예비후보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등 참석자들이 지방선거 압승을 다짐하고 있다. 영남일보DB
현재 대구경북(TK) 지역에는 해결해야 할 굵직한 숙원 사업들이 산적해 있다. TK공항(대구경북 민·군통합공항) 건설, 행정통합, 대구 취수원 이전 등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TK 광역단체장이 모두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TK공항은 대구와 경북 모두 지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이지만, 막대한 사업비를 감당할 정부 재정 지원 확보와 SPC(특수목적법인) 구성 등이 난항을 겪으며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TK 행정통합 역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대응 목적으로 추진됐으나, 주민 의견 수렴 부족과 정치권의 합의 불발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30년 묵은 난제인 대구 취수원 문제도 낙동강 수질 오염 우려 및 가뭄에 대비해 식수원을 상류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지만 지역 간 갈등으로 묶여 있다. 때문에 지역 정가에선 여야 정국 속에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현역 의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지역 정치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정쟁화를 피하고 TK 지역 경제 발전에서만큼은 정부·여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TK 경제 발전을 위해 정쟁을 넘어선 화합과 이른바 '대구 시너지 얼라이언스(Daegu Synergy Alliance)' 모델, 즉 '대구형 협치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우진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구형 협치 모델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보태 중앙정부 및 여당과 협력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임기가 4년 남은 상황에서 TK 정치권이 앞으로 지역 발전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초당적 상생 모임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 당선인을 향해서도 "대구 시민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중앙정부와 원활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문제 해결형 시장'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정치외교학과) 역시 그동안 지역 의원들이 수십 년간 상대 당과 소통하지 않고 야당(국민의힘)끼리만 뭉쳐 목소리를 냈던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장 교수는 "중앙정부의 일을 추진할 때는 여당 의원 1명이 움직이는 것이 야당 의원 10명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집권당 프리미엄"이라며 "대구시 발전을 위해서만큼은 초당파적으로 지역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도 "우선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정치인들이 대구 경제 발전을 위해 정부·여당과 화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의 협조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지난 4일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도 성향의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지역 발전 협의체' 같은 연합 체계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교수는 민주당과의 협의체 신설을 언급하며 "대구시장에 출마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리더로 추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중도나 통합의 이미지가 강한 인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를 기반으로 야당 소속인 대구시가 여당인 민주당과도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당선인은 시장이 된 만큼 당적을 떠나 대구시 발전만을 생각해야 한다. 각 지자체마다 숙원 사업 경쟁이 치열할 텐데대구가 정책을 구체화해 선점하려면 이러한 '로컬 거버넌스(지역 협치)'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엄 교수 역시 "호남 지역 정치인들과 '달빛철도'를 매개로 손을 잡고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외연 확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의견을 종합하면 대구 발전과 관련된 사안에서만큼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여의도 중앙 정치권의 정쟁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 교수는 "국민의힘 중앙 지도부의 기조와 상관없이 현재 대구시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정치 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추 시장 당선인부터 이러한 협치의 시그널을 지역 의원들에게 보낸다면 이번에 구축될 협치 모델이 다음 시장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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