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각) 오후 5시25분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영남일보 취재진이 탑승한 웨이모.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지난 10일(현지시각) 오후 5시25분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 도로 앞. 자율주행 차량(로보택시) 호출 서비스 앱을 통해 '웨이모(Waymo)'를 호출했다. 약 20분 뒤 재규어 I-PACE 차량이 지정 장소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호출 후 5분 이내에 차량을 배정받았다는 후기가 많았지만, 번화가인 데다 퇴근시간대가 겹치고 차량 수요가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웨이모 한 대에는 최대 4명까지 탑승이 가능했다.
차량이 배정되자 앱에서는 실시간 웨이모 위치와 탑승 지점까지의 소요시간이 나왔다. 탑승 전에는 앱을 통해 좌석 위치와 차량 내부 온도도 미리 설정할 수 있다. 차량 도착 후 앱 상의 '언락(Unlock)' 버튼을 누르면 손잡이가 나와 문을 열 수 있다. 이처럼 샌프란시스코 도심에는 운전석이 비어 있는 채로 도로를 달리는 웨이모를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택시를 호출하는 것이 일반화한 것처럼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웨이모를 일반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웨이모는 2009년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이동수단이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운영 중인 웨이모.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탑승 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비어 있는 운전석이다. 운전자는 없지만 안전벨트는 채워져 있었다. 차량 내부 모니터 화면에 표시된 'Start Ride' 버튼을 누르자 차량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운전대는 스스로 돌아가며 방향을 조정했다. 화면에는 웨이모 이용 방법과 안전 안내 영상이 먼저 재생됐다. 이후 차량이 인식한 주변 도로 상황과 차량·보행자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및 시간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웨이모 주행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횡단보도 주변에 보행자가 나타나자 속도를 줄였다. 차선 변경이나 회전 구간에서도 방향지시등을 켠 뒤 부드럽게 움직였다. 앞 차와의 거리 유지 등 일반 운전자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다만 일부 상황에서 나온 기계적인 판단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회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 옆 차선에 차량 두 대가 정차하자, 차량 사이 공간을 활용해 우회전을 시도했다. 일반 운전자라면 잠시 기다릴 만한 상황이었지만, 웨이모는 가능한 경로를 계산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정차 중인 차량에서 승객이 내리자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예상보다 크게 각도를 틀어 움직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주행 중 앞 차량이 급제동하면 웨이모도 급제동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오후 5시25분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영남일보 취재진이 탑승한 웨이모.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목적지 도착 후에도 다소 아쉬웠다. 지정 하차 지점보다 앞쪽에 정차해 목적지를 재설정해야 했다. 이후 웨이모를 다시 이동해 정차했지만, 여전히 원하는 하차 지점에 도달하지 못해 세밀한 위치 인식에는 개선 여지가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이용 경험은 긍정적이었다. 신호 준수, 차선 유지, 보행자 인식 등 기본적인 주행은 안정적이었다. 이날 웨이모의 총 이동거리는 5.72㎞로 31분 정도 소요됐으며 차량은 최대 시속 약 40㎞(25마일)였다. 요금은 20.73달러로 우버와 비슷했다.
웨이모는 2009년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로 시작한 뒤 2016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의 독립 자율주행 기업으로 분사했다. 2017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얼리 라이더 프로그램'(Early Rider Program)을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0년에는 완전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인 '웨이모 원(Waymo One)'을 출시했다. 2022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운영 중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오후 5시45분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에 탑승하자 차량 내부 모니터 화면에 'Start Ride'가 표시됐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현재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피닉스 등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우버(Uber)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우버, 리프트(Lyft), 택시처럼 웨이모 전용 앱을 통해 24시간 언제든지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웨이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식 앱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다만 앱 설치를 위해서는 미국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계정이 필요하다. 기자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직접 웨이모에 탑승했다. 현재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과 금문교를 건너는 소살리토(Sausalito) 등 일부 지역은 이용이 불가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지윤 기자 yooni@yeongnam.com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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