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MR 유치 실패 아쉽지만, 차세대 원전 산업 포기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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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18 20:43  |  발행일 2026-06-19

경주와 경북도가 심혈을 쏟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실증로(爐)의 경주 유치가 무산됐다. 한국수력원자력 부지선정평가위는 그저께 SMR 실증로 1기 최종 후보지로 부산 기장을 선정했다. '원자력 완결형 인프라'라는 강력한 무기와 시도민의 간절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고배의 쓴맛을 다신 이유가 뭔가. 향후 경주시와 경북도의 차세대 원전산업 구상은 재조정하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공들여온 '경북, 원전 르네상스의 꿈'은 포기해선 안된다. 유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도전의 각오를 다지며 미래 설계를 다시 짜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SMR 초도호기(初度號機·첫 시제품 원자로) 부지 유치에 오랫동안 매진해온 지역으로선 아쉬움이 크다. 국내 최초로 부지까지 확보하고 연구개발, 제조, 상용화 전주기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헛수고 위기에 처했다. 수소환원제철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동해안을 에너지 허브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 또한 심각한 도전을 맞게 됐다. 포항공대 등 지역 4개 대학이 전문인력 양성체계를 구축하고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SMR 전주기 연구개발 생태계를 마련해놓고도 한숨만 쉬게 됐다.


재도전을 위해서라도 실패 이유를 꼼꼼히 복기할 필요 있다. '주민여론조사' 항목이 가장 큰 감점요인이었다고 한다. 사회적 합의절차가 부족했다는 말이다. '소통부재' '밀어붙이기식 유치활동'이 발목 잡은 것이니 남 탓하기도 부끄럽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질책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와 평가위가 밝히진 않았지만, 다른 미심쩍은 구석도 있다. 대형원전이 영덕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SMR까지 경북이 독식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꽤 신빙성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서투른 유치 전략도 묵과하기 힘들다.


재도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원전 전주기 인프라(한수원 본사·월성원전·문무대왕과학연구소·SMR 국가산단 등)를 갖춘 국내 유일의 완성형 원자력 생태계를 보유한 경주의 장점이 어디 가겠는가. '대안사업 발굴'로 시선을 돌릴 만하다. SMR 관련 첨단 연구개발, 기자재 제조, 방사성폐기물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탄소중립, 수소경제 연계 신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를 다각화하는 일도 빠트릴 수 없다. 동시에 평가 절차에 맞춘 단계별 준비와 함께 로드맵을 새롭게 짜 SMR 2기 도전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일을 포기해선 안된다. 주민 소통 확대로 신뢰를 구축하고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는 일에도 게을리할 수 없다. 국회와 지방정부 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으로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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