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으로 도착하는 청도여행①] 미식과 액티비티, 짜릿한 청도여행

  • 이지용·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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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02 21:21  |  발행일 2026-07-03
레일바이크·오일장·와인터널…달리고 맛보고 낭만 채운다

연중 14~15℃ 천연냉방 감와인터널

50만 옇ㅇ객 소원지 가득 낭만아지트

청도교 374m 경관 조명 황홀한 야경

100년 역사 청도시장 넉넉한 장터 인심

추어탕거리 경상도식 시원한 국물맛

내년부터 반자동화 레일바이크까지

미각과 레저로 꽉 채운 오감만족 여행

청도 매전면 한 과수원에 달린 청도복숭아. 일교차가 크고, 배수가 잘되는 사질 토양을 가진 청도는 전국 최대 복숭아 생산지이다.

청도 매전면 한 과수원에 달린 청도복숭아. 일교차가 크고, 배수가 잘되는 사질 토양을 가진 청도는 전국 최대 복숭아 생산지이다.

햇살이 내려앉은 감나무잎이 유난히 반들거렸다. 고개를 들어 높은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청정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의 통로에 선 감나무잎들이 일제히 흔들리며 반짝이는 빛무리들을 털어냈다. 청도(淸道), 그 이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풍경이다.


'맑은 길'이라는 뜻의 청도는 낙동강과 청도천을 잇는 '맑은 물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과 고민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일상에 여백을 추가하고, 복잡한 머리를 맑게 환기하고 싶다면 이보다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청도의 맑은 길을 걷다 보면 여행이 단순한 이동을 넘어 내면의 성장을 이끄는 과정임을 깨닫게 되는데, 진정한 매력은 하룻밤을 머물면서 천천히 느껴 보는 것이다. 청도가 건네는 느린 위로와 다채로운 풍경을 만나기 위한 1박2일의 여행, 가벼운 여행 가방 하나를 챙겨 길을 나선다.


◆1일 차, 복숭아 익어 가는 청도


"그곳은 그래도 가을이 제격이지"라고 단언한다면 못내 섭섭한 이야기다. 청도의 트레이드마크인 가을의 감빛도 아름답지만, 봄을 채우는 분홍빛 복사꽃은 첫사랑 같은 설렘을 안겨준다. 복사꽃의 시간이 지나고 그 기운이 알알이 모여 여름의 길목을 넘어설 때, 우리는 탐스럽고 당도 높은 복숭아들을 만날 수 있다. 일교차가 크고, 배수가 잘 되는 사질 토양으로 전국 최대 복숭아 주산지가 된 곳이다.


복숭아를 포함한 청도의 특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나기 위해 청도군 화양읍에 위치한 '청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았다. 근처에 물 좋기로 소문난 용암온천이 있어 온천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도 많이 찾을 듯하다. 주차하고 내렸는데, 때마침 복숭아 농가의 부부가 트럭을 세우고 싱싱한 복숭아를 옮기고 있었다. '농가 직송'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한 셈이다.


매장 안에는 말린 감이며 버섯·고사리·연근·청국장·미나리 청·청도 벌꿀 그리고 친환경 재배로 유명한 왕우렁이 쌀까지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는데, 생산 지역과 생산자의 이름이 적혀 있어 믿음직했고, 가격 또한 저렴했다. 여행지의 위치에 따라 경북 최초 1호점이라는 '서청도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아봐도 좋겠다. 매장에서 산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무니 달고 시원한 과즙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터졌다. 역시 여름 과일의 제왕이라 불릴 만하다. 기분 좋게 청도의 두 번째 시원함을 찾아 나설 동력을 얻었다. 차로 15분만 달리면 된다.


청도 관광 9경 중 7경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관광지 청도 와인터널 내부. 한여름 더위의 짜증을 한방에 잊게 되는 천연 냉방 지대다.

청도 관광 9경 중 7경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관광지 '청도 와인터널' 내부. 한여름 더위의 짜증을 한방에 잊게 되는 천연 냉방 지대다.

청도 와인터널은 1937년에 폐터널이 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이다. 2006년 감와인 숙성을 목적으로 개장하면서 와인 저장고이자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청도 와인터널은 1937년에 폐터널이 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이다. 2006년 감와인 숙성을 목적으로 개장하면서 와인 저장고이자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더위를 식히는 낭만의 장소, 감 와인터널


청도군 화양읍 송금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청도 와인터널 입구가 보인다. 청도 관광 9경 중 7경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날씨가 더울 때는 누구나 더위의 짜증을 한 방에 잊게 되는 천연 냉방 지대라 할 수 있다. 입장료가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와인터널은 1937년에 폐터널이 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로 2006년에 정비해 감와인 숙성을 목적으로 개장하면서 와인 저장고이자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터널 내부는 연중 14~15℃의 온도와 60~70%의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고급 와인이 만들어지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한다. 내부의 와인바에서는 감와인을 잔으로 맛볼 수도 있고, 병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청도반시로 만든 감와인은 포도에 비해 탄닌과 카테킨 함량이 높아 특별한 풍미를 제공한다. 특유의 감 향과 단맛, 청량감이 여성들의 취향에 맞을 듯하다.


감와인의 향과 더불어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50만 명의 여행객이 남긴 소원지로 꾸민 장소가 나온다. 소원 중 2등은 가족의 건강이었고, 1등은 로또 당첨이었다고 한다. 체험 종료로 종이에 쓰지 못한 소원을 마음 속으로 살짝 빌어본다. '나도 로또 당첨!'


덕분에 그날 밤의 청도에서 가장 낭만적인 풍경에 당첨이 됐다. 청도의 관문인 청도교(374m 구간)의 파노라마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야간 경관 조명이 만들어내는 이색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청도의 하루가 마무리된다.


4일·9일 장이 열리는 청도시장 오일장. 1912년 개설돼 100년이 넘은 청도시장은 장옥을 새로 단장하고 아케이드 시설을 설치하면서 현대적인 모습을 갖췄다.

4일·9일 장이 열리는 청도시장 오일장. 1912년 개설돼 100년이 넘은 청도시장은 장옥을 새로 단장하고 아케이드 시설을 설치하면서 현대적인 모습을 갖췄다.

청도시장에서 청도역 방면으로 가면 청도 추어탕거리가 나타난다. 남도식 추어탕과는 그 매력이 다른 경상도식 추어탕으로 맑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청도시장에서 청도역 방면으로 가면 청도 추어탕거리가 나타난다. 남도식 추어탕과는 그 매력이 다른 경상도식 추어탕으로 맑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2일 차, 생생한 청도 오일장과 추어탕거리


청도의 아침은 사람의 온기와 활력으로 넘친다. 매월 끝자리 4일과 9일이면 청도 오일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차를 세워두고 둘러보기에도 좋다. 더위를 식혀주는 우뭇가사리 콩국, 직접 담근 장아찌와 반찬, 싱싱한 채소와 제철 과일들이 좌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인심 또한 풍년이다.


1912년 개설돼 100년이 넘은 청도시장은 시대에 맞춰 장옥을 새로 단장하고 아케이드 시설을 설치하며 현대적인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시장 안의 정취만큼은 예전 그대로다. 50년 넘게 소머리국밥을 끓여 온 가게와 대를 이은 반찬 가게 등 50년 이상 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의 품격과 역사가 있다.


특히 청도시장은 청도역과 청도상상마루(옛 청도 공용 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다. 청도향교와 석빙고, 도주관, 와인터널, 소싸움경기장 등 주변 관광지로 이동하기 편리해 여행 동선을 짤 때 하루쯤은 장날에 맞춰 청도의 진짜 얼굴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려보길 권한다.


청도추어탕.

청도추어탕.

청도시장을 나와 청도역 방향으로 걸어가면 '청도 추어탕거리'가 나온다. 간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50년 된, 60년 된 추어탕집, 어떤 집은 3대째, 어떤 집은 4대째. 간판에 적힌 세월만 봐도 역사를 알 수 있다.


청도천과 동창천의 풍부한 어(漁)자원이 청도만의 독특한 추어탕 문화를 만들었는데, 남도식 추어탕과는 그 매력이 다른 경상도식 추어탕으로 맑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시래기를 듬뿍 넣고 미꾸라지뿐 아니라 여러 잡어를 함께 끓여 체에 걸러낸 후 부드럽게 끓여내는 방식으로 비린 맛을 줄였다. 가게 주인장이 내놓은 특색 있는 양념장과 산초를 넣어 휙휙 휘저어 한입 먹으니 부드럽게 넘어가며 속을 데우니, '시원하다' '깔끔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뚝배기에 밥까지 말아 한 그릇 뚝딱 먹으면 힘이 절로 난다.


폐선된 옛 경부선 철길을 활용한 청도 레일바이크. 왕복 5km 구간을 약 40분 동안 달리는 코스로 운영된다. <청도군 제공>

폐선된 옛 경부선 철길을 활용한 청도 레일바이크. 왕복 5km 구간을 약 40분 동안 달리는 코스로 운영된다. <청도군 제공>

◆마무리는 액티비티, 청도 레일바이크


이번 여행의 대미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청도 레일바이크'로 장식하기로 한다. 폐선된 옛 경부선 철길을 활용한 이곳은 청도의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 청도의 맛을 먼저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향긋한 풍미가 일품인 한재 미나리단지에서 신선한 미나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기분 좋게 레일바이크에 올라보자. 특히 봄철에는 한재 미나리를 맛본 후 영수증을 지참해 방문하면 레일바이크 이용 요금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청도 레일바이크는 왕복 5km 구간을 약 40분 동안 달리는 코스로 운영된다. 특히 알록달록한 바람개비 구간과 형형색색의 우산 길은 인기 명소다. 올해 새롭게 조성된 장미터널과 수목원처럼 정성스레 가꿔진 꽃 정원들은 라이딩 내내 눈을 즐겁게 하며, 인근의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공원과 유천문화마을까지 함께 둘러본다면 청도의 역사와 정취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더욱 반가운 소식은 내년부터 시작될 새로운 변화다. 그동안 수동 주행의 피로감을 느꼈던 이용객들을 위해, 2027년부터는 한층 편안하고 즐거운 '반자동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청도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번 시스템 개선을 통해 청도 레일바이크는 온 가족이 사계절 내내 찾고 싶은 지역 대표 관광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도의 매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맑은 길 따라 거니는 1박2일의 청도 여행은 앞으로 다섯 편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청춘의 시간을 안겨주는 여행. 우리의 가장 젊은 날이 도착할 청도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 보자.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공동기획 - 청도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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