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촉법소년 연량 하향 가시화
강력·중대·반복 범죄 한정 적용
연령 기준, 범죄 적용 유형 쟁점
전국·대구 연도별 촉법소년 검거 건수(명수). 경찰청 자료 토대로 AI claude 생성.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만 10~14세)'의 형사처벌 적용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하향 조정하는 정부 추진안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나이를 '만 14세 미만'→ '13세 미만'으로 '1살' 내리는 공론화 결과를 전면 공개하면서다. 1953년 제정된 촉법소년 연령기준(형법)이 약 70년만에 조정될 공산이 큰 만큼 향후 범죄 유형·처벌 범위 다양화, 범죄 교화와 사회복귀 체제 개선 등이 제도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정부, 촉법소년 연령 하향 속도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촉법소년 연령기준 공론화' 결과서가 공개됐다.
이번 공론화 결과는 성평등가족부가 지난 3월 구성한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통해 도출됐다. 협의체가 시민참여단(212명)과 함께 진행한 숙의 토론회 결과,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 하향'이란 의견이 46.7%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연령 하향 조건에 대해선 현행 14세 미만 기준→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의견(55.8%)이 가장 많았다. 소년 비행 대안과 사후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 권고안'도 함께 제시됐다. 개선 권고안 내용은 △초기 대응체계 개선(전건송치제도·피해회복제도 등) △보호처분 내실화(가족치료명령 신설·7호 처분 개선 등) △피해자 보호(피해자 진술권·심리정보 통지·피해 전담 지원 기능 강화 등) △범정부 연계(소년비행예방정책위 신설·국가통합통계체계 구축 등)이다.
이는 촉법소년 증가에 따른 연령 기준 조정, 청소년 성숙도 및 형사책임 정도, 국제 기준(독일·일본 14세, 프랑스 13세, 영국 10세)의 제도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검토된 결과다. 현행법상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며, 단지 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처분(1~10호) 등을 받는다.
향후엔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더 낮추고, 범죄 적용 범위를 넓히는 추가 공론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현 결과치보다 더 강화된 정부 추진안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국무회의를 통해 "특정 범죄에 대해 촉법소년 연령을 '1살'만 낮추는 건 너무 미약하다"며 "매우 예민한 현안이라 연령을 어디까지 낮출 건지, 모든 범죄에 적용해 낮출 건지 등 국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자"고 언급해서다.
◆4년 새 대구 촉법소년 사건 3배 ↑…"법적 한계선 명확해야"
앞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증가하는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과 맞닿아 있다. 촉법소년 사건(경찰 검거 기준)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세다. 전국 기준(경찰청 통계) 2021년 1만1천677명에서 지난해 2만1천95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중 폭력 사건(1천972→5천520)은 약 3배, 강간·추행(373→739)과 절도(5천123→1만110)는 각각 2배가량 증가했다.
대구도 이 같은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대구경찰청의 대구지역 촉법소년 검거현황 자료를 보면 2025년(1천155명)엔 2021년(369명) 대비 검거자 수가 3배가량 늘었다. 지역에선 촉법소년과 별개로 범죄소년(만 14세 이상~만 19세 미만) 또한 검거 인원이 2021년 2천833명에서 2025년 3천279명으로 증가했다.
지역 사회에선 이번 정부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안)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시민 윤한빈(35·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촉법소년을 무기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요즘 아이들이 범죄를 악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이를 좀 더 하향해 합당한 책임이 따른다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임영화(여·64·대구 동구 지저동)씨도 "어린 아이들이 더 큰 범죄자로 자라지 않아야 한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법적 기준도 그만큼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법적 한계선을 명확히 구분하되, 올바른 사회 구성원을 만드는 긴밀한 상호작용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한의대 박동균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일부 범죄가 아닌 모든 범죄에 적용되는 게 옳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촉법소년이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회적 인식을 뜯어고치는 게 급선무"라며 "제도를 강화하는 대신 전문화된 교화 프로그램이 동반돼야 한다. 단순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지 말고, 재범 방지와 보호 대책 등이 함께 강구돼야 제도가 안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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