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보건소 전경. 최시웅기자
"가까우니까 좋습니다. 병원에 가면 사람이 많아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보건소는 조용하고 여유가 있습니다."
11일 대구 수성구보건소 앞에서 만난 양선자(여·70)씨는 이따금 외출길에 들러 잠시 숨을 돌린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혈압을 재거나 체지방 검사를 받는다. 양씨는 "큰 병원에 가기엔 부담스럽고 그냥 넘어가자니 찜찜할 때가 많은데, 가까운 곳에 내 몸 상태를 부담없이 점검할 공간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공공보건 행정이 거점 중심에서 벗어나 구민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생활밀착형 공공보건 플랫폼' 구축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권역별 건강관리실 확충부터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노년층 성건강 관리, 스마트 기술 기반의 비대면 건강 케어까지 서비스 영역을 대폭 넓히는 추세다.
수성구청에 확인한 결과, 보건소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권역별 통합건강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다. 권역별 통합건강관리실 운영의 초점은 촘촘한 공공보건 안전망 형성에 맞춰져 있다.
11일 대구 수성구 범어3동 행정복지센터 통합건강관리실을 방문한 이모씨가 혈당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최시웅기자
원거리 주민들의 방문 편의를 돕기 위해 중동에 위치한 보건소 본관 외에도 만촌1동과 범어3동 행정복지센터에 통합건강관리실을 설치했다. 최근엔 범물종합사회복지관 지하 1층에 있던 범물통합건강관리실을 지난 20일 지상 공간(범안로 78)으로 이전 개소했다. 방문객들은 손가락 끝 채혈을 통한 혈당·콜레스테롤 검사부터 체성분 분석까지, 마치 전담 주치의 수준의 맞춤형 검진을 무료로 받는다.
범어3동 행정복지센터 통합건강관리실을 방문한 이모(여·60대)씨는 "혈당 관리가 필요해 방문했다"면서 "병원에 가면 돈을 내고 복잡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곳에선 필요한 항목만 집어 무료로 검사해 편리하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보건소의 대표적인 특화 사업 중 하나인 '어르신 성건강 지킴이 성매개감염병 예방교실'이 진행 중인 모습. <수성구청 제공>
특화 사업도 눈에 띈다. '어르신 성건강 지킴이 성매개감염병 예방교실'이다. 일반적인 성인식 개선 교육 수준에 그치지 않고 노인복지관, 요양시설, 경로당 등을 찾아가 매독, 에이즈, 임질 등 노년기 성매개감염병의 감염경로와 예방법을 교육한다. 희망자에게 무료 검사를 실시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 즉시 치료기관에 연계해 진료비를 지원한다.
생활터 중심의 주민 신체활동 프로그램도 활발한 편이다. 수성구 고산건강생활지원센터가 신매교 아래 욱수천 산책로에서 연중 운영 중인 '욱수천에서 함께하는 운동교실'이 대표적이다. 산책을 즐기다 자연스럽게 대열에 합류한 주민부터 바른 걷기 교실 참가자까지, 다리 밑 공간은 순식간에 활력 넘치는 '야외 헬스장'으로 변모한다. 매년 200여 명 이상의 주민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보건소가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교육 및 실습 모습. 수성구청 제공
이밖에 수성구보건소는 주민 맞춤형 보건복지 지원 사업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성구치과의사회와 협약을 체결해 관내 임산부에게 지정 치과 병·의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구강검진 쿠폰(1인 2회)을 제공한다. 아울러, 응급상황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 법적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500세대 이하 소규모 공동주택, 야외 체육시설, 공설경로당 등에 자동심장충격기(AED) 보급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보건소 별관 5층에 상설 심폐소생술 교육장을 마련해 주민 대상 응급처치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박수진 대구보건대 교수(간호학과)는 "통합돌봄 확대에 따라 보건소가 지역주민의 도심형 건강·돌봄 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혈당, 혈압, 인바디 등 단순 검사에 그치지 않고, 개인별 건강 위험 평가와 맞춤형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퇴원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기관·복지기관·요양서비스 등 지역 자원과 연계를 강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면서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측정-예방-치료연계-퇴원-지역사회 회복'이 선순환하는 통합건강관리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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