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는 지난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구조를 손질하고, 추가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을 내놨다. 세수 변동성을 줄이고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하려는 취지는 타당하다. 그러나 법정 산식에 따라 지방과 교육재정으로 배분되던 재원을 중앙정부 관리 기금으로 돌리는 만큼, 광역자치단체·시도교육청과 충분히 협의하고 배분과 사업 선정의 기준·절차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일리가 있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내국세 변동폭이 커지면서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도 급증과 급감을 반복해 왔다. 추가세수를 기금에 적립해 세수가 부족할 때 활용하고, 평소에는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라는 비율은 유지하지만 미래대응기금 전입금을 먼저 제외한 뒤 교부세를 계산한다. 현행 산식이라면 지방으로 갈 교부세 증가분 일부가 줄고, 대신 정부는 지방계정을 통해 지역성장거점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에 재투자한다.
하지만 교부세와 기금은 성격이 다르다. 교부세는 지자체가 지역 실정과 우선순위에 맞게 쓸 수 있는 일반재원인 반면 기금은 중앙정부가 정한 분야와 사업을 중심으로 배분된다. 지방 지원 총액이 같더라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쓸 재원은 줄 수 있다. 기존 교부세와 지방계정의 배분 기준도 다른 만큼 지역별로 돌아가는 몫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중앙정부의 재원 배분 권한은 커지고, 지자체의 재정 운용 재량은 좁아질 수 있다. 지방분권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교육교부금 개편도 방향은 수긍할 만하다. 정부는 내국세의 20.79% 자동연동을 폐지하되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고,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면 국가가 보전하기로 했다. 관련 재원은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인재 양성에 활용한다. 단순한 교육재정 삭감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어느 분야에 얼마를 어떤 우선순위로 배분할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 논란을 차단하려면 지방계정과 교육·인재계정의 규모와 배분 원칙, 기금의 적립·사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회도 논의 과정에서 미래대응기금이 중앙정부의 쌈짓돈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용도와 배분 기준, 정부 재량의 범위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대구경북에서는 최근 국가정책과 투자를 둘러싸고 이른바 'TK 패싱' 우려가 이어져 왔다. 중앙정부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대규모 기금이 생기는 만큼 지역별 배분과 사업 선정은 더욱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기금이 또 다른 지역차별을 낳아서는 안 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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