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몫 줄여 만드는 미래대응기금,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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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26 18:16  |  발행일 2026-08-27

추가세수에서 지방교부세로 돌아갈 몫까지 줄여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가뜩이나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의 몫을 중앙정부가 기금으로 거두겠다는 것은 재정분권에 역행하는 정책이다. 지방재정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2023년 세수결손으로 당초 예산에 잡혔던 지방교부세 가운데 8조1천689억원이 집행되지 않았고, 2024년에도 2조2천363억원이 미교부됐다. 이로 인해 상당수 지자체가 사업을 줄이고 기금을 헐어 쓰거나 지방채에 의존하며 충격을 견뎌오고 있다.


세수 감소의 충격은 지방도 함께 떠안았는데, 세수가 늘자 그 과실을 중앙정부 관리 기금으로 돌리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추가세수 60조원을 지방교부세 산정 모수에서 제외하면 지방으로 돌아갈 약 11조5천억원의 교부세 증가분이 사라진다. 정부는 그동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까지 개선하고 지방교부세율도 높여 지방의 자주재원을 확충하겠다고 해왔다. 장기적으로 6대 4까지 가야 한다는 재정분권 방향도 제시돼 왔다. 하지만 세입 여건이 크게 개선된 때조차 지방에 돌아갈 재원마저 전용한다면 정부의 재정분권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만큼 여유가 있을 때 일부를 적립해 미래 투자와 세수 급감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이 이유로 지방 몫까지 중앙정부가 가져가는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 중앙정부가 지방에 돈을 쓰는 것과 지방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을 늘려주는 것은 전혀 다르다. 미래대응기금이 필요하다면 지방교부세 몫부터 보장하고, 나머지를 중앙정부 귀속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 지방 몫을 건드리지 않는 원칙 아래 다시 설계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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