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으로 국내 최대 물산업 집적지 대구가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사진은 석양에 비치는 금호강 전경. 대구시 제공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통폐합)에 따라 국내 최대 물산업 집적지인 대구가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게 됐다. 물산업 관련 인증·실증·기업지원 기능을 하나로 묶은 '물산업진흥원'(가칭) 설립이 급물살을 타면서다. 물산업진흥원이 대구에 들어설 경우 기술개발부터 해외진출까지 아우르는 물산업 전주기 지원체계 구축은 물론, 물을 넘어 기후·환경 분야 국가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달성군에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 매출액은 총 1조3천938억원에 달한다. 2019년 5천615억원에서 5년 만에 2.5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집적단지 분양률도 49%에서 72%로 급증하는 등 현재 150여개 물기업이 대구에 집적돼 있다.
대구 물산업 최대 강점은 기업과 전문 공공인프라가 한곳에 모여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물산업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물 분야 인증·검증과 표준개발 등을 담당하는 한국물기술인증원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에는 국가물기자재성능인증센터도 문을 열었고 작년에는 클러스터 일원이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면서 연구개발 기반까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물산업진흥원 설립은 대구 물산업 생태계의 '마지막 퍼즐'로 평가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기능개혁을 통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 국가물기자재성능인증센터, 한국물산업협의회 등의 기능을 하나로 묶는 물산업진흥원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주목되는 것은 현재 서울에 있는 한국물산업협의회의 해외진출 지원 기능까지 흡수한다는 점이다. 진흥원이 대구에 들어서면 기존 연구개발과 제품개발, 실증·인증에 해외시장 진출 지원까지 물기업의 성장 전주기를 한곳에서 지원하는 '원스톱 가치사슬'이 완성되는 셈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이창 사무국장은 "클러스터 목적은 기업이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물산업협의회가 서울에 있어 원스톱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며 "물산업진흥원 설립과 현재 구분된 상하수도 인증·검증 기능까지 통합된다면 대구는 물 관련 모든 지원 기능을 집약한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구 달성군에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전경. 대구시 제공
하지만 정부의 기능개혁안에는 물산업진흥원의 본사 위치가 명시돼지 않았다. 대구시는 통합 대상 기관 대부분이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있는 만큼, 진흥원 본사를 대구에 두는 게 효율성과 산업 연계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변수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정부가 연관 분야를 집중 배치해 산업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전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전력·에너지 관련 기관이 밀집한 나주 등과 물·환경 분야 공공기관을 둘러싼 유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도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이전 결과에 따라 물산업진흥원 입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기후·환경 분야 공공기관을 추가로 끌어들이는 데 전략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물과 에너지의 융합이 주요 정책과제로 부상하면서다. 목표 기관은 한국환경공단(KECO)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등이다. 한국환경공단은 2차 이전 대상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3천500명)인 만큼, 성사 시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호준 물에너지산업과장은 "국내외 주요 물 관련 연구소와 공공기관을 대구로 결집해 인재와 자본이 모이는 강력한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대구가 물을 넘어 기후·환경산업까지 아우르는 국가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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