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인사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시작돼야 한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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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16 15:22  |  발행일 2026-09-17
마준영 중부지역본부 부장

마준영 중부지역본부 부장

장관 후보자가 발표될 때마다 비슷한 장면을 마주한다. 후보자의 경력과 전문성이 소개되고 국정 운영의 적임자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재산과 납세, 가족관계, 과거 행적 등을 둘러싼 논란이 하나둘 불거진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을 둘러싼 각종 검증 논란이 이어졌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장관직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겸직을 둘러싼 논란 끝에 지난 13일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는 차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제기된 의혹을 사실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국민이 이번 인사를 지켜보며 갖는 의문은 분명하다. 왜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에야 이런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가 하는 것이다.


후보자의 재산과 납세 내역, 이해충돌 가능성, 과거 행적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후보자 지명 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인선이 발표된 후 언론과 국회가 문제를 찾아내는 일이 반복된다면 인사검증의 방식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검증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고, 알고도 지명했다면 판단의 문제다.


용혜인 후보자의 경우도 법률적으로 겸직이 가능한지를 따지는 것만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었다. 장관이라는 행정부의 책임 있는 자리를 맡으면서 국회의원직을 함께 유지하는 것이 국민의 상식과 공직윤리에 부합하는지까지 살폈어야 한다.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결국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면, 그 판단은 인선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됐어야 했다.


더구나 이런 인사 논란이 이번 한 번의 일도 아니다. 앞선 장관 후보자들도 도덕성과 자질 등을 둘러싼 논란 끝에 후보직에서 물러나는 일이 있었다. 정권 출범 이후 장관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거듭된다면 개별 후보자의 문제를 넘어 인사검증 시스템에 구조적인 허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흠결 하나 없는 성인군자를 찾으라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실수할 수 있고, 모든 의혹이 사실인 것도 아니다. 다만 국가의 중요한 자리를 맡길 사람이라면 그동안의 삶과 공직 수행 능력을 충분히 살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능력과 전문성뿐 아니라 도덕성과 책임감, 공직에 임하는 자세도 함께 검증돼야 한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인사의 기준은 '누구의 사람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돼야 한다.


오는 18일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대통령이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국민은 성과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앞으로 국정을 어떤 원칙으로 운영할 것인지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다.


특히 인사 문제는 국정의 신뢰와 직결된다. 후보자를 지명한 뒤 문제가 불거지고 해명과 논란이 반복되는 인사에서 벗어나려면 사전 검증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공직자를 선택할 것인지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후보자가 된 뒤에야 흠결을 찾아내는 인사가 아니라 후보자가 되기 전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검증하는 인사', '선거의 공로보다 능력과 전문성을 앞세우는 인사', '정치적 인연보다 나라를 위한 사람을 선택하는 인사'. 이번 추석에는 모처럼 "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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