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대구혁신도시의 축
통합 추진에 본사 이전 우려
대구와 함께하는 에너지 혁신
시민주주로 본사 존치에 힘을
첨단 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
김지연 남부권경제연구소 소장
지역의 자산은 지키는 것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산업과 기술, 대학과 인재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때 비로소 지역의 미래가 된다. 대구의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3일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 방안을 발표하면서 통합공사 본사를 둘러싼 대구와 울산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됐다.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2014년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가스공사는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떠받치는 국가 핵심기업이다. 조직 규모와 사업 역량,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대구혁신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공기관이다. 본사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다면 혁신도시는 중심축을 잃게 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 기능을 나누고 지역의 자생적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었다. 기능 개편은 필요할 수 있지만, 이미 옮긴 기관을 효율성만으로 다시 한곳에 모으려 한다면 그 취지와 성과부터 따져봐야 한다.
다만 대구가 가스공사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이미 여기 있어서'여서는 안 된다. 가스공사가 대구에 있을 때 더 큰 국가적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미래의 논리를 보여줘야 한다.
AI와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달려 있고, 재생에너지가 늘수록 출력 변동을 보완하는 천연가스의 가교 역할도 커진다. 가스공사는 단순한 도입·공급 기업을 넘어 LNG 전문성에 AI와 데이터를 더한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국가 에너지 시스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바로 여기에 대구의 기회가 있다.
대구에는 대학과 연구기관, 제조업 기반, 로봇·미래모빌리티 산업, 청년 창업기업이 있다. 가스공사의 에너지 역량을 이들과 연결하면 AI 수요예측과 설비 안전관리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대학은 인재를 기르고, 창업기업은 이를 사업화할 수 있다. 가스공사의 기술과 지역기업의 역량이 결합하면 새로운 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실증지원과 인력양성 사업을 큰 산업생태계로 묶는 것이 다음 과제다.
대구에 자원이 없어서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결합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지역을 지키는 일과 지역 간 협력은 모순되지 않는다. 서로의 강점이 연결될 때 국가 경쟁력도 커진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 1인 1주 갖기 운동'을 제안한다. 대구시민 10만 명이 한 주씩 가져도 전체 발행주식의 약 0.11%에 불과해 본사 입지를 좌우할 수는 없다. 그러나 10만 명이 핵심 공기업의 경영과 미래를 함께 지켜보고 고민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본사 존치와 지역 상생을 위한 시민의 뜻을 지속적으로 모으자는 것이다. 한 사람의 한 주는 작지만, 10만 명의 관심은 결코 작지 않다.
물론 주식 투자는 손실 위험이 따르는 만큼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자발적 선택이어야 하며, 이 운동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시민은 기업에 관심을 갖고, 기업은 시민의 신뢰에 책임지는 관계의 출발점이다. 대구시민이 아니어도 뜻을 같이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
가스공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명분은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산을 지키고, 그 자산을 연결해 미래를 키우자. 1인 1주 갖기가 그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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