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현악기의 이해(1)
바이올린은 20만원에서 200억원까지 가격 편차가 큰 악기 중 하나이며, 원가가 일정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작자가 사망하면 수요에 따라 그 가치가 조금씩 오르기도 하지만 또 꼭 그렇지만도 않다. 같은 제작자의 악기일지라도 제작연도나 상태에 따라 가치를 달리 인정받기도 한다. 바이올린 제작자의 명성과 제작 시기, 보존 상태 등을 우선으로 고려하며, 그 후 소리에 따라 미묘한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악기를 고를 때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소리가 날 때는 그 가격을 인정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굉장히 의아해하기도 한다. 어렵고 복합한 요인이 많은 현악기 시장에선 연주를 위한 악기와 투자를 위한 악기를 구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된 정보와 상술 속에서 "현악기는 고가이며 훗날 가격이 차츰 오른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악기를 팔기 위한 달콤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혹시 악기의 가격이 오를지라도 그 변화의 폭이 낮거나, 인상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실망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악기를 투자용으로 본다면, 투자 대비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이 오를 악기를 낮은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도 많은 연구와 경험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이런 악기가 투자라는 명목으로 소비자인 우리의 손에 쉽게 올 수도 없으며, 그런 기대를 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그래서 단순 투자의 목적으로 현악기는 적합하지 않다. 특정한 사람만이 사용하는 악기는 사고파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세라는 것이 모호해 현금화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비싼 악기일수록 보존·수리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어느 분야라도 투자는 결국 리스크를 동반하고, 악기 투자의 위험을 줄이는 데에는 구매자의 자세와 역할도 중요하다.해외의 악기 투자자와 컬렉터를 대면할 때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악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관심 그리고 애정을 가졌다는 것이다. 만약 주변에 현악기 관련 전문가보다는 상인, 전문 딜러보다는 영업사원이 많고, 악기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이라면 악기에 대한 투자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투자를 생각하기에 앞서 현악기에 관한 깊고 다양한 연구와 학습, 애정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김다현〈비올코리아 대표〉김다현〈비올코리아 대표〉
202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