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공병5기생들 고산초등서 임관식 기념비 세워

  • 입력 2000-10-28 00:00

포화속을 누비던 역전의 노병들이 돌아왔다. 27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고산초등학교 교정. 팔십을 바라보는 황혼의 노신사 40여명이 조그만 기념비 앞에 모였다. 육군 공병 제5기 임관식 기념비. '이곳에서 자랐다'는 큼직한 문구가 보 는 이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50년전 꼭 오늘 174명의 동기생들이 임관식을 갖고 곧바로 전장으로 향 했습니다. 20대 갖 청춘이던 우리들이 훈련을 받던 애환어린 장소지요." 고산초등학교는 6.25가 발발하자 육군 301공병교육대 연병장으로 바뀐다. 3개월간 훈련으로 공병장교를 배출하던 곳. 공병 제5기생들도 그렇게 훈련 을 받고 전선에 투입됐다. "40여명은 전사했어. 60여명은 세월의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떴 고.... 물론 10여명의 장군을 배출했지만." 기념비 제막식을 주선한 홍영기옹(78.예비역 소령.경산 문명고 재단이사 장)은 "전쟁과 세월의 덧없음을 느낀다"며 "오늘은 땀과 피가 어린 잊을 수 없는 고향으로 돌아온 날이다"고 말했다. 부부동반으로 전국에서 모인 공병 제5기생들은 기념식후 교정 구석구석 을 둘러보았다. 고산초등학교 명예동창회원으로 가입하고 십시일반해 250 만원어치의 시청각 기자재를 학교에 기증했다. 모교나 다름없다며 앞으로 장학사업을 펼치자는 다짐의 목소리도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다. 6.25전쟁 당시 공병장교로 활약하던 노병들이 27일 옛 훈련장인 고산초 등학교를 찾아 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있다. /박재일기자 park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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