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학교 확장 "자업자득"..박재욱 의원 구속수감

  • 입력 2004-01-13 00:00  |  수정 2004-01-13

박재욱 의원(한나라당)이 끝내 사학비리로 인해 12일 구속 수감됐다. 무
리한 사학재단 확장이 부른 자업자득이란 평가와 함께 지역 교육계에 기여
한 공로도 무시할 수는 없어 안타깝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1960년 홍익대를 졸업한 박 의원은 61년 경북고시학원을 운영하면서 교
육계와 인연을 맺어 64년엔 화광고등공민학교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73년엔
경신중·고 전신인 경신상업전수학교 교장에 취임했다.

교육계에서 자리를 잡아갈 무렵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박씨는
81년 경산에서 출마해 11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며, 그해 학교법인 경
신교육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때부터 박 의원은 사학재단을 무리하게 확장했다. 86년 경신중·고를
매각한 박씨는 86년 세민학원 이사장 취임에 이어 87년 서울 효성여상고를
만들어 교장에 취입했으며, 95년 경북여자외국어전문대학(현재 경북외국어테
크노대학)을 설립, 대학에까지 발을 넓혔다. 2002년엔 4년제인 대구외국어대
학교을 세워 명실공히 고교와 전문대학·4년제 대학을 아우르는 사학재단을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박 의원은 95년 경북여자외국어대학을 세우는 과정에서 처음 재
산출연을 약속했던 사람들이 약속을 어기자 사채를 끌어들이기 시작, 문제의
씨앗을 키웠다. 이때부터 사채를 갚기 위해 경북여자외국어대학 교비를 유
용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과정에서 97년 4년제대학인 대
구외국어대학을 지으면서 또다시 경북여자외국어대학의 교비를 끌어들여 사용
하다 문제를 더욱 키웠다. 2000년 총선때 한나라당 경산-청도에서 재선에
성공해 2번째 금배지를 달았으나, 교비횡령부분이 불거지면서 2003년 3월부터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자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무리한 학
교운영이 예견됐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여건으로 볼때 돈이
드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학교 이외에는 별다른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 교
육자가 정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설립한 교육재단은 박 의원의 구속으로 인해 풍전등화의 위
기에 처하게 됐다.
/최영호기자 cy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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