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란 원래 한가로이 즐기는 것이지만, 요즘의 여가는 갈수록 바빠지고 있다. 취미로 이런 저런 인터넷사이트를 들락날락하다 보면 인터넷의 즉시성에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면 기다림을 고통스러워하게 된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분초를 다투어 산을 오르내린다. 낚시하는 사람도 옛날처럼 긴 낚싯대를 드리우고 강 위의 흰구름 그림자를 바라보며 '어심(魚心)'과 이야기하는 한가한 낚시를 하지 않는다. 서양에서 도입된 인조미끼 루어를 갈아끼워 가며 릴을 풀고 감기를 반복한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달릴 때마다 시간에 신경을 쓴다. 관광을 할 때도 가이드가 들려주는 지식을 머리에 넣기 바쁘다.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해외여행 바람이 불더니 최근에는 테마여행이라고 해서 또다른 지식 탐구 순례여행을 한다.
요즘은 놀이도 그냥 한가로이 목표없이 하지 않는다. 이벤트로 꾸며 행사처럼 치른다. 이렇게 해야 사람들은 '소득이 있었다'고 만족해한다.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역시 정해진 시간과 장소, 스케줄에 맞춰 진행된다. 또 하나의 일이 되곤 하는 것이다. 노인을 위한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한가롭고 여유롭게 세상을 관조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최근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여가에 관한 책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이 책들은 그러나 서양적인 '계획된 여가'를 주로 담고 있다.
장자사상을 빌려 동양의 차분하고 여유로운 여가관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석만 교수(전남대)는 '여가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계명대 한국학연구원이 연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주장을 담은 '장자의 소요유에서 본 현대의 여가사상'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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