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로 스크린 첫 주연 김아중

  • 입력 2006-12-01   |  발행일 2006-12-01 제38면   |  수정 2006-12-01
"고된 '뚱녀 분장'…내겐 행복한 고통"
"아주 색다른 캐릭터 만나 행운" 폭발적 가창력 등 끼 맘껏 발산
"여성들 공감하는 영화됐으면…"

"제 인생에서 중요하게 기억되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의 쿨한 매력녀, KBS 드라마 '해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그리고 '별난 남자 별난 여자'의 친근하고 현실적인 또순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슈퍼 신인 김아중. 그녀가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감춰져 있던 모든 역량과 끼를 발산하려 한다.

개봉(12월 4일)을 앞두고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만난 그녀는 "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실 크랭크인 할 때보다는 덤덤해요. 최선을 다했다는 이유때문이겠죠"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뚱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인이 성형수술을 통해 완벽한 S라인의 미녀로 변신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녀는 괴로워'는 할리우드 스타 기네스 팰트로가 열연했던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특히 뚱녀에서 미녀로 변신하는 초유의 개성을 가진 여주인공 캐릭터에 많은 여배우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경력만으로 영화 속 캐릭터에 일치하는 상대를 고르기는 쉽지 않은 일. 실제 여주인공처럼 완벽한 몸매와 폭발적 가창력을 지닌 김아중은 그런 점에서 마치 영화 자체가 그녀를 위해 쓰인 시나리오인 것처럼 여주인공 '한나' 그 자체였다.

사실 김아중은 첫 주연을 맡았다는 기쁨보다는 부담감이 더욱 컸다고 한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관객들이 영화를 보러 와 줄까"라는 걱정이 다른 작품에 임할 때보다 많았던 것.

"하지만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오히려 내가 해야 할 것이 많고 어려워보인 점이 탐이 날 정도였어요. 쉽고 식상한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야 관객들이 찾아 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영화 전체 분량의 90% 이상에 출연하는 그녀는 95㎏의 뚱녀 한나가 되기 위해 매일 4시간의 특수 분장과정과 촬영 후 1시간의 분장 제거과정을 거쳐야했다. 더구나 유난히 덥고 길었던 여름날씨 탓에 그녀의 고통은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기네스 팰트로, 샤를리즈 테론(몬스터), 르네 젤위거(브리짓 존슨의 일기) 등이 영화 속 캐릭터를 위해 열정을 바치는 모습을 보았던 그녀였기에 작품을 향한 인내와 고통은 행복하고 즐거운 과정이었다고.

"특수분장은 한여름에 진행된 촬영이라 고되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특수분장을 하고 연기를 하면 행동, 표정연기, 대사 톤이 잘 표현되지 않았던 점이 더욱 힘들었어요."

그녀는 그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두배 이상 크게 웃고 우는 표정연기를 펼쳤다고 했다.

김아중은 TV오락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신인시절부터 타고난 끼를 인정받아왔다. 한때는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대하는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녀는 영화 속에 삽입되는 곡들을 자신이 부르고 싶다며 자신의 노래가 담긴 데모테이프를 감독에게 보냈고, 그녀의 노래를 들어 본 제작진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가수 역할을 연기하면서 그것을 연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실제로 내가 가수 지망생이라는 생각으로 데뷔를 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느끼는 희열감을 표현하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연기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총 세 번의 콘서트신이 펼쳐진다. 완성도 높은 콘서트 무대를 재현하기 위해 김아중은 CF안무가로 유명한 더 댄스 곽용근 원장에게서 댄스 특훈을, 가수 유미에게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고, 제작팀은 콘서트 기획을 전문 공연업체와 함께 하는 등 분야별 전문화를 실시했다.

자신을 미녀라고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그녀. 그렇지만 연기생활을 하면서 점점 예뻐진다는 칭찬을 받을 때는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 놓는다.

그녀에게 뚱뚱한 사람이 당당

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우선 그렇게 외모를 다른 시선으로 보는 사회가 바뀌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스스로 긍정적으로 마인드 컨트롤해 바뀌어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엇이든 자신의 가치판단에 달린 일인 것 같아요."

김아중은 이 영화를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바로 내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캐릭터 구축을 위한 고민이 더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프로페셔널한 배우의 자세를 배웠다"며 스크린 주연데뷔의 뿌듯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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