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마 전에 본 얀 아르튀스의 다큐멘터리영화 '지구'는 아름다웠다. 열기구를 타고 전 세계 하늘을 누비며 지구의 초상을 기록한 영화를 함께 본 몇몇 시인과 화가들은 모두 진한 감동에 빠졌다. 지구라는 이름의 별이 그렇게 아름답게 묘사된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저마다 '지구'를 본 방식은 달랐지만, 생생한 화면은 실로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파괴된 환경 현장도 보여 주었다. 천국과 지옥의 풍경을 동시에 보여주는 거대한 파노라마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그렇게 아름다운 곳일까. 지구라는 이름의 별은 45억 년 전에 태어났다고 한다. 부처님은 삼천대천 세계를 설파하였다. 잠시 눈을 들어 밤하늘을 보라. 무극무량(無極無量)의 세계이다. 인간의 아둔한 머리로 상상이 불가능하다. 끝간 데 없이 펼쳐진 우주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한 점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이 티끌같은 행성 속에 빌붙어 사는 생명체들은 저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을 뿐이다. 인간(호모 사피엔스)은 15만 년 전에 출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금세기만큼 인구의 폭발적 팽창과 첨단 과학을 앞세워 처참하게 지구를 파괴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21세기는 속도전과 편의성만 추구한다. 여기에 편승한 인간들은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거대한 도시의 출현과 천박한 자본주의를 앞세운 다국적기업은 세계 곳곳의 오지까지 환경 파괴를 일삼고 있다. 지금 지구는 만신창이다. 과연 이런 인간의 탐욕 앞에 인류의 미래는 존재할까.
지구는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진도 9.0의 강진은 선진국임을 자랑하던 일본을 공황 상태로 빠뜨렸다. 거대한 쓰나미는 수만의 인명과 천문학적 재산을 단숨에 휩쓸어버렸다. 뒤이은 후쿠시마 원전은 통제불능에 빠진 것이 아닌가하는 절망적인 소리까지 들린다. 정말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어 이웃나라인 우리에게 끔찍한 현실로 다가온다.
지구는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과 첨단 과학의 발전은 허상일 뿐이다.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지금 우리에겐 돌아갈 자연마저 없다. 그렇다면 지구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별은 지탱할 힘이 있는가. 과연 인류에게 미래는 없는 것인가. 그것은 인간이 탐욕과 이기심을 버릴 때만 비로소 가능하지 않을까.
박진형(시인·만인사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지구라는 이름의 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103/20110321.01023075534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