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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역대 임금들의 실록을 합친 책이다. '태조강헌대왕실록'부터 '철종대왕실록'에 이르기까지 472년간에 걸친, 25대 임금들의 실록 28종을 통틀어 지칭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기록물로서 국보 151호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여러 학문분야에서 다양한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나는 이 중 조선시대의 방재시스템이라는 주제로 지진, 이상기후, 풍수해, 화재, 한재 등의 재해사례에 따른 대응방안 등을 연구 중이다.
연구를 하다보니 조선시대의 가뭄 대처법이 특히 흥미를 끌었다. 천재지변에 대해 임금은 본인의 부덕의 소치로 여겼다. 하늘과 사람이 한 이치이니, 사람의 일이 아래에서 느끼면 하늘이 위에서 응한다고 여겼다. 특히, 원통하고 억울함이 쌓여 화기(和氣)를 상하게 함을 원인으로 보았다. 그래서 임금이 가뭄에 대처했던 행동으로는 금주, 감선 등 수라상의 반찬 가짓수를 줄였다. 신하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충고하도록 구언도 했다. 임금이 거처하는 궁을 옮기는 등 임금 자신의 일상 일을 재정비했음을 알 수 있다.
비가 오도록 하기 위한 대처행동으로는 기우제는 물론 무당, 맹인, 어린아이들로 하여금 빌게 했다. 비는 대상은 흙으로 만든 용과 도마뱀이었고, 범의 머리를 한강에 넣기도 했다. 이런 것은 토속신앙에서 기인했다.
재미있는 일은 태종 14년에는 궁녀들의 원한으로 비가 오지 않는다고 여겨, 세 번에 걸쳐서 세자의 얼굴을 보도록 한 일이 있으며, 궁녀 수를 줄이기도 했다. 그밖에 시장을 옮기고, 각종 토목공사를 정지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풀어주고, 궁핍한 백성을 돌보고, 도랑과 밭둑을 정비했다. 남문(숭례문)은 닫고, 북문(숙청문)을 열고, 각종 소리를 자제하도록 하고 금주령을 내렸다. 천재지변인 경우 임금은 물론 백성에게도 금주령을 내렸다. 태조 2년에는 임금이 가뭄을 근심해 늙고 병든 사람에게 요역을 면제하고 이죄(二罪) 이하의 죄수는 모두 용서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니, 해질 무렵에 비가 내렸다고 한다.
성종 20년에는 "우택(雨澤)이 흡족하니 술을 금하는 영을 폐지하라"고 적혀있다. 이것은 주당들이 비가 오면 술이 마시고 싶어지는 마음의 역사적 근거가 아닐까 한다.
이지희(경북대 건설토목공학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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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조선왕조실록 이야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103/20110323.01022080735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