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 입력 2011-04-08  |  수정 2011-04-08 07:48  |  발행일 2011-04-08 제18면
[문화산책]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프란시스코 페레는 세계 최초로 자유학교를 세우고, 그것을 이유로 감옥살이를 하다가 나이 오십에 사형에 처해졌다.

교육 순교자인 그는 어린이의 자발성을 존중하면서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 위대한 교육학자로 칭송을 받는다. 하지만 나는 그의 이름을 들으면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그의 외침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 나는 요즘 가슴 먹먹해지는 일을 자주 경험한다. 지역사회 곳곳을 다니면서 아동학대의 실상을 접할 때마다 그렇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대부분의 아동학대가 집 안에서 이뤄진다는 것.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 장소에서 두려움을 떨어야 했을 그 어린 아이의 눈빛이 그려지는 것 같아서 더욱 그렇다.

어릴 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학대하는 부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아동학대의 악순환이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를 떠나 아동학대는 근절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웃의 아동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남의 집 가정사 정도로 눈 감아 버린다면 우리 사회의 이런 악순환은 계속된다. 아동학대의 문제는 '남의 가정사'가 아니라 사랑하는 내 아들과 딸의 친구가 겪고 있는 폭력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아동학대는 하루아침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의미있는 변화는 분명히 일어난다. 아동보호가 사회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된다면, 법으로 보호하는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학대가 범죄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가 공동책임을 갖고,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기억하자. 우리 아이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길은 이웃들의 세심하고도 따스한 관심뿐이다. 무관심으로 가해자의 편에 설 것인지, 손을 내밀어 해결사가 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배지숙(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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