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디지털 사막서 만난 아날로그 오아시스

  • 입력 2011-04-15  |  수정 2011-04-15 08:43  |  발행일 2011-04-15 제18면

언제였는지. 누구를 위해 가슴시리도록 울어본 적이, 따스함으로 가득했던 추억을 꺼내본 적이, 노래가사를 읊조리며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한 적이….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편리함'이라는 유혹에 빠져 대량생산된 문화를 기계처럼 소비하고 끌려 다니다가 메말라져가는 나를 발견한다. 너무 당연하게 그랬으면서도 '정말 그랬나'하며 놀란다. 지나치게 편리하지만 메말라 있는 디지털시대를 촉촉이 적셔주는 아날로그의 샘이 최근 들어 곳곳에서 솟아나고 있다. 메마른 디지털 사막에서 아날로그의 오아시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세시봉 콘서트'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계기로 집에서는 부모와 아이들 간에 공통의 감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 노래를 신기해하는 아이들과 이를 흥얼거리며 설명해주는 부모, 자연스레 예전 이야기가 이어지고, 아이들도 거기에 귀를 기울인다. 아이들에게는 아날로그로 대표되는 구시대적이고 오래된 것이 더 이상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 따스하고도 멋진 노래로 들리고, 부모들은 젊음의 시절을 회상할 수 있음이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친정엄마' '엄마를 부탁해' 등 인류 공통의 감성인 엄마의 사랑에 대한 재발견, 이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내 어머니에 대한 가슴시린 그리움들…. '나는 가수다'라는 방송프로그램을 계기로 기계음과 집단 군무만이 강제적으로 소비되기를 기다리던 음원 공급시장도 변화되고 있다. 가사를 생각하고, 느끼며, 감동할 수 있는 가수 본연의 역할. 우리는 얼마나 이런 마음 움직이는 노래들을 기다려 왔는가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참으로 반갑고도 고맙고 또 즐겁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들은 다양한 문화를 통해 우리의 감성을 채우려는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대형 기획에 의해 대량 생산되는, 디지털로 대변되는 자극적인 비주얼 문화와 획일화된 트렌드는 요즘 보이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오아시스를 만나 더욱 새로운 문화로 거듭날 것이다.


배지숙(대구시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