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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영화제 홍수시대를 살고 있다.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의 커다란 성공으로 각 지역별로 저마다 색깔 있는 영화제를 유치하기에 바쁘다. 해마다 영화제를 보기 위해 부산으로, 부천으로, 전주로 향하는 표를 끊는데 주저함이 없는 영화팬들은 설렌다. 하지만 필자를 설레게 하는 영화제는 따로 있다. 바로 대구평화영화제다.
대구평화영화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한국군 파병 반대의 목소리가 높던 2003년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소박하게 시작된 영화제로, 이제는 반전(反戰)을 넘어 환경·인권·분단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통해 ‘평화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는 ‘지역 영화제’이다.
‘지역영상제작활성화의 기치를 내건 진정한 작가주의 영화제’를 표방한 대구단편영화제가 10년 넘게 지역에서 함께 열리고 있지만, 단편영화제인 탓에 독립다큐멘터리나 장편영화를 상영하진 않는다. 운 좋게 극장개봉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볼 수 있는 길이 지역에선 요원하다. 이런 영화를 상영하는 곳은 대구평화영화제가 거의 유일하다.
영화제를 거쳐간 감독만 해도 ‘낮은 목소리’ 변영주(1회),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2회), ‘알 포인트’ 공수창(3회),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4회), ‘우리 학교’ 김명준(5회),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정윤철(6회), ‘시선 1318’ 윤성호(7회), ‘몽실 언니’ 이지상(8회) 등 다양하다. 함께 다녀간 독립영화 감독도 꽤 된다. ‘작은 연못’(이상우 감독)에 출연한 배우 문성근도 감독 대신 다녀갔다. 2008년엔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영화제를 주최하기도 했다.
올해 9회째 행사를 준비하는 대구평화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어떤 사정 때문에 그간 얼마씩 지원받던 문화예술진흥사업 지원금을 이번에 받지 못하게 되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조직위는 지원금 대신 1만원 후원회원 1천명을 모아 영화제를 이어나갈 생각이란다. 자세한 신청방법은 영화제 공식카페(cafe.daum.net/dpff)에 공지되어있다고 하니,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이 영화제를 지켜봐온 한 사람으로 뜻있는 대구 기업과 시민들의 많은 동참을 권한다.
장우석 (독립영화감독·물레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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