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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었다. 정확하게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and Copyright Day)’. 1995년 제22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한 이 날은 저 유명한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한데, 스페인 카탈루니아 지방의 ‘책과 장미 축제’가 이 날의 원조격이다.
‘상트 호르디(Sant Jordi) 축일’이기도 한 이 날 이 지방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남성은 여성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여성은 남성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한다. 1926년부터 시작된 이 풍습이 전 세계 80여개국이 함께 기념하는 ‘세계 책의 날’로까지 발전했다.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우리나라 출판계와 서점가에서도 ‘독서 문화 진흥’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개최한다. 그런데 올해는 이색적인 캠페인이 열렸다. 바로 ‘꿈을 파는 지식 공간-동네서점’이 그것이다. 한국출판인회의와 한국서적경영인협의회가 공동으로 ‘꿈을 파는 공간, 독자와 함께하는 서점’이라는 취지 아래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60여개 지역 중·소 서점에서 책 할인 판매, 작가와의 대화, 낭독회,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대형 체인서점과 온라인서점의 영향으로 점차 입지가 좁아져가고 있는 지역의 중·소형서점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한다.
‘도서정가제’ 허점을 노려 출간 18개월 이상 구간에 대한 반값 할인, 덤핑 판매로 터무니없는 이윤을 챙기고 있는 이런 서점들의 위세로 대구는 6대 광역시 중 지역 대형서점이 한 곳도 남아있지 않은 유일한 도시가 되어버렸다. 당연히 중·소형서점은 말할 것도 없고, 헌책방 또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평소 동네 서점과 헌책방들을 즐겨찾곤 하던 필자는 이런 상황들을 혼자 안타깝게 여기다, 결국 몇몇 벗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세계 책의 날’에 맞춰 동네에 작은 헌책방을 열었다.
지난 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35%가 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전자책’을 찾는 독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기에 서점을 차리다니, 그것도 헌책방을. 하지만 대형 체인서점이나 온라인서점이 줄 수 없는 동네서점만의 호젓한 즐거움은 그런 걱정을 늘 단숨에 잊게 한다.
장우석(독립영화감독·물레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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