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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로 이민을 떠날때면 주로 ‘회심곡’ 음반을 찾는다고 한다.
몇 달 전 친구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면서 헤어지기 전에 내 공간에 놀러왔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향수병이 날 때마다 들어보라”며 여러 장의 국악 CD를 선물했다. 친구가 떠난 후 얼마 있다가 편지가 왔다. CD 중에 특히 회심곡에 마음이 간다고 했다. “처음엔 가사가 스쳐갈 뿐이었는데 계속 듣다보니 뼈 속까지 파고들어 심금을 울린다”는 설명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든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그녀도 “우리 것이 소중하고 값지다는 걸 한국에 있을 때 미처 못느꼈는데 이제야 절실이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악하는 친구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에 있을 때 딸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게 했는데, LA에 있는 국악원에 모녀가 함께 들어가 국악에 입문하게 되었단다. 멀리 타국땅에서 회심곡으로 인해 국악을 배우기까지 하는 친구!
“일심으로 정념은 극락세계라…우리 부모 날 기를 제 겨울이면 추울세라 여름이면 더울세라 천금 주어 만금 주어 나를 곱게 길렀건만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 은공 갚을쏘냐 인생 비록 백년을 산다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이며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을 못사는 인생 어느 하가(何暇) 부모 은공 갚을쏘냐 청춘 가고 백발 오니 애닯고도 슬프도다.”
회심곡은 서산대사가 효(孝)를 전파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절의 스님들도 부르고, 촌촌면면 풍물을 치고 돌아다니며 서민들의 복덕을 기원해 주던 비나리패도 부르고, 목청 좋은 경기명창도 부르는 회심곡.
오랜 세월동안 서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회심곡은 때때로 뜨거운 눈물을 쏟게 하고, 묘하게 ‘사람들의 그렇고 그런 삶’을 깨닫게도 만든다. 또한 ‘혈육과의 아픈 이별’도 어지간히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돌아오기 힘든 이별을 앞둔 사람들이 회심곡을 골라 듣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5월은 어버이날이 있는 달이다. 여기저기서 회심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부모님의 소중한 사랑을 이 회심곡을 통해 새겨봄이 어떨까.
김지성(정음국악예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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