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도동서원

  • 입력 2011-06-09  |  수정 2011-06-09 07:51  |  발행일 2011-06-09 제19면

지난 주말,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도동서원을 찾았다.

도동서원은 1605년, 지방 유림에서 한훤당 김굉필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도동은 ‘성리학의 도가 동쪽으로 옮겨 왔다’는 뜻을 품고 있다. 선조 40년에 임금이 직접 도동서원이라고 쓴 현판을 하사했으며, 서원이 사액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한강 정구 선생이 서원입구에 은행나무를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령이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마주하고 수문장처럼 든든히 제자리를 지키고 섰다. 몸피를 불릴 때마다 사방으로 뻗어나간 가지는 덧없는 세월의 더께를 실감케 한다. 인고의 세월 속에 노곤한 듯, 아래로 길게 누운 가지는 겸손한 자세로 몸을 낮추는 선생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숙연해진다.

서원 전역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할 만큼, 도동서원은 특이하고 이색적인 데가 많다. 비탈진 곳에 터를 잡은지라 강당과 사당을 둘러싼 담장의 높낮이가 재미있다. 지형에 따라 선율이 흐르는 듯, 변화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토담은 담장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보물로 지정되었다.

빗물이 지붕으로 스미는 것을 막기 위해 환주문 지붕위에 항아리모양의 절병통을 얹은 것도 눈길을 끌고, 문 중앙의 바닥에 문지방처럼 연꽃 문양의 돌을 박은 것도 특이하다. 강당을 드나들 때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자세를 낮추라는 의미란다. 행사와 교육의 중심 건물인 강당의 대청마루 위에 걸린 ‘中正堂’이란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중용의 도를 다스리기란 마음처럼 쉽지 않을 터이다.

중정당 아래, 강당의 기단은 돌의 크기와 색이 제각각이다. 전국의 선비들이 선생에게 존경을 표하며 보내온 돌로 쌓은 기단은 짜임이 잘 맞추어져 마치 조각보를 펼쳐 놓은 듯하다. 그 상단에는 네 개의 용머리조각이 있다. 물고기를 입에 문 용머리는 선비의 등용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단다. 문화재 해설가의 세세한 설명이 예사로이 지나칠 뻔한 문양이나 돌조각 하나에도 오랫동안 눈길을 머물게 했다. 문화재는 관심을 가지는 만큼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서원이 다행히 시티투어 코스에 포함되었다 하니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애경<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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