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입장 바꿔 생각해봐

  • 입력 2011-06-17  |  수정 2011-06-17 07:30  |  발행일 2011-06-17 제18면
[문화산책] 입장 바꿔 생각해봐

대중가수인 김건모의 노래 ‘핑계’ 가사 중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라는 말처럼, 우리 삶에 입장을 바꾸어서 한 번 생각을 해보면 세상은 달라져 보일 것이다.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말하는 공익광고협의회의 광고를 보면서 많은 것에 공감했다.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한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한다. 부모는 꿈을 꾸라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나 또한 마찬가지다. 강단에서 가르치는 목사일 때는 이상적인 부모의 입장을 말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와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가 될 때는 현실적인 학부모의 입장이 되어 있었다. 이처럼 내가 어떤 상황과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을 해보니, 학부모에서 부모의 입장으로 조금씩 바뀌더라.

한 번은 비가 오는 날 교회 근처 2차로 골목 도로에서 승용차가 쌩하니 내 옆을 지나갔다. 마침 도로에 물이 고여 있어서 잘 다려입은 양복에 흙탕물이 튀어 얼룩이 져버렸다. 그런데도 승용차는 사과 한마디 없이 휑하니 도망쳐버렸다. 화가 얼마나 나던지.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입장바꿔 생각하는 습관이 생겨 비올 때 골목길에서 서행하는 운전습관을 가지게 됐다.

비올 때 차 안에서 있으면 비는 나와 상관이 없다. 그러나 차 밖에서는 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써야 한다. 우산 쓰면 앞과 옆이 잘 안 보인다. 바람이 불면 더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골목길은 서행한다. 혹시라도 빗물이 튀어 마음마저 상처를 받을까봐. 그럴 때면 내 입꼬리도 올라가고, 내 마음도 너무 좋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내 속에서 생겼기 때문이다.

종종 식당에 가면 나이가 든 분들, 또는 젊은 데도 함부로 종업원에게 은근슬쩍 말을 낮추는 사람을 보면 화가 슬며시 난다. 지금은 식당에서 일하고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면 한 가정에서 존경받는 어머니, 사랑받는 아들·딸일텐데 말이다. 우리 주위 몇몇 사람들만이라도 입장바꿔 생각해 행동한다면, 남을 배려한다면 ‘각박한 세상을 감동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세상 한 번 만들어보자.


송기섭<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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