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소각되는 젊음

  • 입력 2011-06-21  |  수정 2011-06-21 07:40  |  발행일 2011-06-21 제20면
[문화산책] 소각되는 젊음

대학의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니 졸업생들에게서 연락이 온다. 안부 인사 뒤엔 진로나 취업 걱정이 비싼 가격표처럼 붙는다.

흔히 성공하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성공해야만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성공을 위해 스펙 쌓기에 시간과 돈을 기약 없이 퍼붓는다. 진정 성공이란 무엇인지, 왜 성공하려 하는지,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에 열정을 불태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성공의 신기루를 향해 질주한다.

대단히 미안하지만 성공과 행복은 전혀 관계가 없다. 두 가지가 밀접하게 이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 사회가 만들어낸 착시이며 미신일 뿐이다. 성공했다고 공인된 많은 사람들이 불행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사례나, 남 보기에는 성공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많은 경우가 그걸 증명하지 않는가. 이 미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펙 쌓기를 거부하라. 스펙이 없어서 성공 못하는 것이 아니다. 삶을 위한 자신만의 열정과 도전이 없어서 실패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이루어낸 것이 자신의 스펙이 되도록 하라. 열정 없는 스펙은 허약한 구걸일 뿐이다.

사회는 행복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인들 태평성대가 있었을까마는 현대 문명은 더욱 그러하다. 성공을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능력과 자격을 얻듯이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능력이 필요하다. 행복능력의 핵심은 ‘행복에는 조건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조건을 달면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 라식 수술을 받은 사람이 처음엔 큰 행복감을 느끼지만 두 달쯤 뒤에는 그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것을 쾌락 적응이라 한다. 조건의 노예가 될 뿐이다. 노예가 행복해질 수는 없다. 노예인지 주인인지를 판별하는 공식은 간단하다. 돈이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불행하다면 돈의 노예다. 돈이 있어도 행복하고 돈이 없어도 행복하면 돈의 주인이다. 이런 말이 있다. “이미 행복하다면 돈과 명예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행복하지 않다면 돈과 명예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마크리슈나)

성공의 미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공만을 위해 투자되는 젊음은 실연의 편지가 태워지듯 소각되는 젊음이다.


배광호<경북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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