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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한밤이 되어야 나는 집으로 들어간다. 결혼 전에는 불 꺼진 자취방에 들어가서 TV를 켜야만 사람 소리가 들렸다. 요즘은 집으로 돌아가면 애들이 나를 보고 좋아서 매달리며, 안아달라고 아우성이다. 어느덧 세 아이와 딸내미같은 마누라의 ‘아빠’가 되어 있다. 아직 가장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기도 하고 가끔은 솔로이고 싶기도 한 새내기 가장이다.
가끔 휴일에 온가족이 나들이를 떠난다. 어느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축구공을 꺼낸다. 애들이 ‘와~’하고 즐거워한다. 아파트 콘크리트 속에 살다보니 아이들이 흙을 밟고 맘껏 뛰놀게 할 수 없는 게 아쉬워 한적하고 흙이 깔린 이런 운동장에 자주 온다.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들이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면서 배우는 지식이 과연 얼마만큼 행복한 인생의 밑거름이 될까? 아이들이 어릴 때는 여러 곳을 다녀보고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게 좋다고 본다. ‘본 만큼 꿈을 꾼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온 가족이 실컷 뛰놀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모두 잠이 오는 모양이다. 조용한 발라드 음악을 켜서 나는 졸음운전을 피하고 가족들은 더 편한 잠이 들게 한다. 곤하게 자는 가족들이 룸미러에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보인다.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같다고나 할까. 이런 분위기에서 어느 가장인들 행복한 가정을 꾸리리라 다짐하지 않겠는가.
막상 살다보면 가장들은 긴장과 스트레스, 지침과 무기력, 외로움과 뜻하지 않은 불행들로 힘들어 한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들로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새내기 학창 시절에 누구나 설레면서 꿈에 젖어 있었던 것처럼, 새내기 가장들도 자신과 가정의 행복한 모습을 꿈꿔야 한다.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찌들어 있는 가장들이여! 지금부터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여기고 아쉬웠던 자기 계발도 하며 행복한 가정의 미래를 꿈꿔보자.
발라드 음악은 여전히 귓가를 울리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은 나의 편안한 운전 솜씨에 반해 있다.
김영상<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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