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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온몸이 산산이 부서질 만큼 깊은 바닥이란 많지 않다. 잠시 쉬어라. 다시 밧줄을 잡고 밖으로 나갈 만큼 기운을 차릴 때까지. 충분히 밖으로 나갈 힘을 모았다고 생각하거든, 그 때 다시 밧줄을 잡고 오르기 시작하라. 포기란 항상 비겁한 것은 아니다. 실낱같이 부여잡은 목표가 너무 벅차거든, 자신있게 줄을 놓아라. 대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펼쳐라.’
김난도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지난 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대구 문화계 인사들의 연이은 ‘사직서 제출’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위치에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듣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곤 했지만, 적어도 제가 아는 그 분들은 이 분야에서만큼은 최고 전문가로서의 최선과 열심을 다하는 분들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소식에 많이 놀랐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거나,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애를 쓰는데, 그런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결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익숙해지고 나면 정작 자신과 잘 맞지 않아도 감히 그 일을 그만둔다거나, 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항상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어느 순간 내 에너지가 모두 고갈된 것처럼 허함을 느끼고, 충전의 시간이 필요함에도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겐 참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지금의 나를 내려놓고, ‘잠시 떠나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을 쉬이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내려놓지 못해서가 아니라, 다시 돌아왔을 때의 나의 자리가 있을까 하는 걱정과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시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부족 등이 앞만 바라보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달리기만 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에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현실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데,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는 그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또한, 크고 넓은 큰 날개로 드높이 다시 날아오르시기를 응원합니다.
박정숙<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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