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길을 가는 세 사람

  • 입력 2011-07-18  |  수정 2011-07-27 18:07  |  발행일 2011-07-18 제23면

몇 해 전 서예가인 K가 한문 공부를 더 깊이 있게 해 보겠다고 한문학과 대학원을 진학했다. 평소 그의 서실에 찾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같은 형이다. 어느 날 테이블 위에 놓인 ‘논어’ ‘맹자’ 같은 사서(四書)들을 보고 그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논어’를 나도 한번 배워보기로 했다.

어느 날 수업에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구절이 나왔다. 논어 ‘술이(述而)’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뜻을 보건대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갈 적에 그 중의 하나는 나이니, 저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선(善)하고 한 사람은 악(惡)하거든 내가 그 선한 사람의 선행을 따르고 그 악한 사람의 악행을 고친다면 이것은 두 사람이 모두 나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악한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다. 흔히 행동이나 생각이 모나고 예의가 없는 사람을 접하면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냐며 그냥 무시하고 마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타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고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이 세상이 더 조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라고, 인간을 지칭하는 말이 있다. ‘배우는 인간’을 의미하는데 이 말뜻에서 보듯 인간은 누구나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평생교육이 강조되는 시대라서 배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사회적 인프라가 좋다. 때문에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각자에게 주어지는 삶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다 죽을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 시간들 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다 죽을지는 한 사람에게 인생 그 자체라 할 만하다.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배움은 일상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배움의 자세만 잃지 않는다면 인생을 재미있게 놀다가 갈 수 있는 소풍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워보자. 김영상<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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