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감동은 덤으로 주자

  • 입력 2011-08-01  |  수정 2011-08-01 10:00  |  발행일 2011-08-01 제23면


어느 해 여름이었다. 비가 몹시 오던 날 대구 변두리 어느 산 비탈길 위에서 양복을 입은 나는 비를 맞으면서 새 차를 주문한 고객의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그 때에 나는 자동차상사 신입 영업사원이었다. 제조 공장의 생산 차질로 본의 아니게 새 차량의 인도 예정일을 넘기게 되었고, 그 고객은 매우 화가 나있는 상태였다. 소나기가 와서 우산을 쓰고 번호판을 달았는데 무척 불편했다. 비를 흠뻑 맞아가며 일을 끝내고는 고객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넸다. “수고했어요”하면서 그간의 화를 푸는 듯했다. 그 때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난 또 다른 곳에서 고객 감동을 위해 사소한 일들을 하고 있다.

요즘 ‘고객 감동’이라는 말을 흔히 듣고 사는 시대다. 기업, 관공서, 자영업자 등 어느 곳에서라도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자 경쟁하듯 노력하고 있다. 굳이 영업 활동이나 서비스 업종이 아니라도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서 접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감동시키기 위해 성심껏 친절한 태도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다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고 궁극적으로 그들로부터 나의 월급이 나오며 그들이 나를 찾아주지 않는다면 내 자신이 그 일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지인이 나를 만나러 대구에 오면 식사를 하러 가는 한정식집이 있다. 허름한 식당이지만 운치가 있고 음식도 맛있어서 가끔 가는 곳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것은 어떻게 만들어서 맛이 어떨 것인데 “한 번 드셔보시라”며 감칠맛 나게 안내를 해 주신다.

시골 분위기가 느껴지는 나의 약국에 오시는 손님에게 덤으로 드리는 게 있다. 동양 고전에서 발췌한 좋은 글귀, 친구가 그려준 작은 그림, 늦은 오후에 가끔씩 들려주는 다양한 음악이 그것이다. 고객 감동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에서 적극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일을 즐기면서 한다면 고객 감동을 쉽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그렇게 노력할 때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김영상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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