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오페라와 뮤지컬

  • 입력 2011-08-02  |  수정 2011-08-02 09:53  |  발행일 2011-08-02 제20면

뮤지컬 공연장은 관객이 북적거리는데, 오페라 공연은 매표가 쉽지 않고, 때로는 초대권을 주어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관객 입장에서는 오페라가 좀더 복잡하고 낯설다는 선입견이 있나 보다.

나는 오페라와 뮤지컬을 비교하지 않는다. 단지 어떤 문화적 특성이 이런 현상을 가져왔을까 관심을 가질 뿐이다. 무엇이 뮤지컬을 대중에게 다가가기 쉽게 했고, 무엇이 오페라를 멀리있게 했을까.

뮤지컬 가수들은 연습기간이 상당히 긴 것 같다. 캐스팅 단계부터 외모가 갖는 비중도 매우 큰 것 같다. 이는 최근들어 오페라계도 가창력, 연기력, 춤 등을 비중있게 바라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뮤지컬에서는 많은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특히 음향적 문제는 말할 나위도 없다. 반면 오페라는 노래를 위해서 많은 것을 단순화한다. 음향적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은 가수나 지휘자들도 싫어한다. 자연음이 최고라는 것을 양쪽 모두 잘 알기 때문이다.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창력, 음악성이라 할 것이다. 나는 오페라 지휘를 맡을 때마다 “눈을 감고 노래만 들어도 어떤 장면과 느낌이 오는지 생각하고 노래하라”고 가수들에게 수없이 말해왔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연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뮤지컬과 오페라, 이처럼 서로 닮은 듯 다른 두 장르를 굳이 비교한 것은 ‘다양성’을 얘기하고 싶어서다. 여러 다양성이 함께 존재하고 그 존재마다 가치가 있는 사회는 참으로 건강한 것이다. 꼴등 없이 일등이 존재하지 못하고 일등이 없으면 꼴등할 일도 없다. 꼴등은 일등이 갖지 못한 또 다른 최고의 것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페라와 뮤지컬은 상당한 유사점을 갖는 장르이지만 서로 많이 다를 수밖에 없는 공존의 존재다.

최근 한국 오페라계를 보면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의식하고, 경쟁적인 구도를 형성하기도 한다. 너무 급해지지 말고 여유를 갖자고 제안하고 싶다. 청중에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쯤 청중을 벗어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한 때다. 너무 비교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자. 모두의 모습이 각각 아름답지 않은가.


이일구 <김천시향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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