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역시

  • 입력 2011-08-18  |  수정 2011-08-18 07:42  |  발행일 2011-08-18 제19면
[문화산책] 역시


객석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을 압도하는 무대. 거대한 장막이 한순간에 무대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태양의 서커스 ZED’가 시작됐다.

철저하게 준비된 배우와 한 치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는 빠르고 정확한 스태프들의 움직임. 화려한 공중 퍼포먼스와 저글링쇼, 얇은 천 하나에 의지해 공중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퍼포먼스까지 직접 보지 않고는 그 감동과 놀라움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무대다.‘아, 역시 서크 듀 솔레이(태양의 서커스)구나!’

객석을 휘저으며 나오는 실제 크기의 캐릭터들. 코끼리, 기린, 표범, 들소떼는 물론 아프리카 벌판을 배경으로 한 대담하고 화려한 색채 묘사는 아름다운 영상의 극치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내가 마치 아프리카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객석 곳곳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스튜디오에 아예 사자를 데려다 놓고 동작과 표정을 연구하고, 들소떼가 화면을 가득 메운 채 달리는 장면의 스펙터클을 위해서 따로 컴퓨터그래픽팀이 2년여에 걸쳐 장기간 작업을 했다고 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의 무대를 보며, ‘아, 역시 디즈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들의 우상 미키, 미니, 하얀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도날드 덕, 피터팬과 로빈후드, 심바 등 어린 시절 누구나의 우상이었던 캐릭터들이 눈앞에서 손을 흔들며 우리를 맞아준다.

너도나도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틈을 노린다. 인어공주가 살고 있고, 신드바드가 당장이라도 나타날 것 같으며, 때론 타이타닉 배를 타기도 하고, 미국의 옛거리를 걸어보기도 하며, 이탈리아의 곤돌라를 타 볼 수도 있는 곳, 말 그대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꿈과 동심의 나라, 도쿄의 디즈니시(Disney Sea)다. ‘역시 일본이구나’ ‘역시 디즈니구나’ 탄성이 절로 난다.

생각으로만 가능한 줄 알았던 상상의 세계를 바로 내 눈앞에 보여준 것들이면서, 그들에 대한 기대를 ‘역시’라는 감탄사로 화답해준 결과물들이다. 나는 내게 뭔가를 기대하는 그들에게 ‘역시’라는 감탄사를 주고 있는가 물어보게 된다.


박정숙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기획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