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믿음

  • 이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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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8-30  |  수정 2011-08-30 09:43  |  발행일 2011-08-30 제19면
20110830
이일구 <김천시향 상임지휘자>

어린 자식과 길을 가던 부모의 얘기다. 큰 차가 올 때마다 아이는 부모가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차를 향해 달리듯 하는 장난을 곧잘 하곤 했단다. 당연히 놀란 부모는, 그리고 언제나 아이를 지켜보던 부모는 그럴 때마다 잽싸게 아이의 손을 낚아채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었다. 이런 절대적 믿음과 보호 속에 자라던 아이는 나이가 들수록 이성적인 존재로 변해간다. 그래서 믿음도 조건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한번쯤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과연 현재 내가 믿고 있는 누군가가 나를 절대적으로 도울 수 있으며, 절대적으로 믿을 만한 존재인가. 그리고 그 믿음은 변하지는 않을 것인가.

사람마다 믿음의 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자신을 믿는 사람, 부모를 믿는 사람, 친구나 형제를 믿는 사람, 또는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 등 개인마다 믿음의 대상은 달라진다. 그러나 한 가지 모든 믿음마다 변하지 않는 공통된 한 가지가 있다. 믿음에는 이미 사랑이란 것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비전을 갖게 되고, 그 비전은 힘을 동반해 목표달성을 위해 달려나갈 수 있도록 한다.

나에게도 믿음은 인생의 고비에서 힘과 용기가 되어 주었다.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절망 속에서도 믿음이 있어 일어설 수 있었으며, 다 잃어버릴 것 같아 두려울 때에도 믿음의 힘으로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었다. 어떤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강할 때 우리는 덩달아 기쁘고 강해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아마도 믿음은 우리를 확고히 하는 촉량제인가 보다.

우리 사회가 강건하게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도 믿음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작은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한다.

영국의 총리가 회의시간이 촉박해 신호를 위반하자 교통경찰이 차를 제지했다. 다가오는 교통경찰에게 자동차 기사는 뒤에 타고 계신 분이 총리라고 얘기했는데, 교통경찰은 웃으며 당당히 말했다 한다. “우리나라의 총리는 교통법규를 안지킬 분이 아니다”라고.

많이들 서로 믿는 세상이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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