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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드디어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많은 이변이 일어났던 대회기간 중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100m 실격은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전 세계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모두가 그의 1위를 당연히 기대하고 있던 터라 그 실망도 컸을 것이다. 이렇듯 최고의 선수들은 언제나 많은 관심과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안타깝게도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같은 국제대회의 시상식에서 1등이 아닌 2·3위에 입상한 한국선수들은 그다지 행복한 표정을 짓지 않는다. 왜일까. 1등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겠거니 생각을 해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메달 없이 돌아가야 하는 수많은 선수들에 비하면 그 어려운 경기를 그만큼이나 잘 치러낸 결과에 충분히 기뻐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어쩌면 귀국 후 모든 행사에서 오직 1등만 세간의 주목을 받는 풍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의 색깔에 구애받지 않고 기뻐하는 외국선수들이 유독 내 눈에 많이 띄었던 것은 나만의 주관적인 해석일까. 어쩐지 외국의 관중은 2·3등에게도 우리보다 더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는 것 같아 보였다.
대학원 시절, 나는 동아음악 콩쿠르에 2등으로 입상하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1등에게만 주어지는 군 면제의 혜택을 받지 못함에 좌절해야 했다. 입대 후 연병장에서 풀을 뽑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며 ‘아! 1등과 2등은 정말 하늘과 땅의 차이구나’하는 탄식이 절로 났다. 왜냐하면 당시 1등한 친구는 3개월 훈련을 마친 후 곧바로 유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를 결코 부러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군복무 기간이 나에게는 인생의 많은 가르침을 준 황금 같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1등은 1등대로, 또 다른 이들은 그들대로 각자의 역할이 있다.
자 이제 우리도 2등과 3등, 아니 기왕이면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어떠한가.
임주섭<교수·천마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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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1등만 좋아하는 세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1109/20110906.01020074449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