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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채<소설가·안동역장> |
올여름 방학기간 중 한 번이라도 기차역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에 없이 역이 배낭을 멘 청소년들로 들끓는 모습에 조금은 의아했으리라 생각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안동지역에도 올 여름방학기간 중 족히 3만여명이 넘는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다녀갔으니까. 이들은 모두 내일로 여행객들이다.
‘내일로(Rail 路)’는 25세 이하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차표 한 장으로 7일간 KTX를 제외한 새마을, 무궁화, 누리로 등 전국의 모든 열차를 이용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되었던 2007년 여름에는 겨우 8천여명 정도가 이용을 했지만, 올 여름에는 10만명에 가까운 대학생들이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당초 이 상품의 기획 의도는 청소년들에게 전국을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 국토에 대한 사랑과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함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경험담과 전국 각지의 여행지를 소개한 ‘내일로 기차로’ ‘청춘 내일로’ ‘대한민국 낭만 기차여행’ 등 수종의 관련 책까지 성황리에 팔리는 걸 보면 이제 내일로 여행은 청소년들에게 ‘누구나 한번은 해야 하는 여행’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 확실해 보인다.
요즘 각 지자체들은 그 이름 앞에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 의미의 요상한 슬로건을 붙이는가 하면, 별 역사적·문화적 관련성도 없는 축제를 중구난방으로 벌이며 관광·홍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것도 다 나름대로 이유와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해마다 여름과 겨울 방학 때 자기 지역을 찾는 내일로 청소년들에게 보다 친절하게 대해주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잘 알려주는 것이 훨씬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누구보다도 강한 세대로 그들의 생각과 느낌은 엄청난 파장을 가지고 전파될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바로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미래를 함께 짊어지고 가야할 이 땅의 주인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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