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개인문집을 만들어보자

  • 입력 2011-09-23  |  수정 2011-09-23 07:45  |  발행일 2011-09-23 제18면


요즘 정년을 맞아 기념식 대신 자서전적 에세이집을 펴내는 것으로 이를 대신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어쩌면 이렇게 하는 것이 많은 돈을 들여 호텔에서 자축연을 가지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칠순기념으로 제작한 책자 하나를 전해 받았다. 책 속에 그 분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일생을 살면서 경험한 성공담과 실패담, 학창시절 이야기, 가족사, 여행기, 추억이 담긴 사진 등이 들어있었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런 개인문집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책 제작과 연관된 거의 모든 것을 인쇄소에 의뢰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프로그램이 워낙 잘 만들어져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책을 만들 수 있다. 나름대로 편집한 글과 사진을 USB에 담아 출판사나 복사실로 가져가기만 하면 10권, 20권의 소량이라도 개의치 않고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등학생도 방학숙제로 개인문집을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독자들께 잠시 짬을 내 각자의 개인문집을 한번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 거창하게 만들 필요도, 돈을 많이 들일 필요도 없다. 책 내용은 새로 글을 쓰지 않고도 일기장에서 몇 쪽을 따오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쓴 것 중 몇 개를 모으고, 사진을 첨가하면 될 일이다. 만약 책 속에 실을 글이 정 없는 사람은 옛 사진을 순서대로 나열하고 사진 아래에 간단한 설명이나 당시의 감회만을 적어놓아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문집을 가까운 지인과 친인척에게 돌려 평가라도 한번 받아보라. 자신의 남은 삶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은 물론, 후일 자손에게 남기는 유용한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대다수는 지금까지 앞만 보며 정신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이런 개인문집이나마 한 권 만들어보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정신적인 여유조차 가지지 못했다.


이무건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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