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현대 음악

  • 입력 2011-09-27  |  수정 2011-09-27 07:58  |  발행일 2011-09-27 제20면

현대음악이라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이는 영어식 표기인 ‘Modern Music’을 ‘못된 음악’이라 부르기도 했다. 일부 음악학자들은 지금 이 시대에 행해지고 있는 모든 음악을 현대음악이라 부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바로크·고전·낭만을 통틀어 고전음악이라 하고, 그 이후의 음악을 현대음악으로 분류한다.

현대음악은 정형화된 고전음악에 비해 형식이나 기법 등이 매우 자유롭고 새로워서 일반인들이 작곡가의 사고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음악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대음악에는 모든 사물이 악기로 사용될 수 있으며, 심지어 소음이나 침묵 -존 케이지의 4분33초- 까지도 음악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청중의 수에 따라 음악회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유학했던 유럽에서는 예술을 평가함에 있어서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면을 우선으로 한다. 독일 유학시절 일요일 오전 10시에 현대음악 발표회가 정기적으로 열린 적이 있었다. 700여석 홀을 가득 채운 청중들이 작곡가 안톤 베번의 실내악을 열심히 감상한 후 열렬한 박수를 보내 주었다. 베번은 현대음악의 거장인 쇤베르크의 제자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인데, 그의 음악은 침묵을 포함한 극단적인 절제로 이루어져 결코 순간적인 흥미를 유도하는 음악이 아니다. 그러나 청중들은 그 섬세하고 정제된 작품과 연주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으로부터 직접 들은 일화에 의하면, 독일의 남쪽 지방에서 그의 작품을 초연한 후 연주장을 빠져나오는데 80세 정도의 할머니가 옆구리에 무거운 책자를 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그에게 보여준 것은 놀랍게도 수 십 년에 걸친 그의 기사들을 수집한 스크랩북이었다.

지금은 국내에서도 현대음악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음악사를 주도해간 유럽에 비하면 아직도 열악한 상황이다. 고급예술은 그것을 진정 아끼고 성장시키려는 토양 위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다.

임주섭 <교수·천마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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