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중음악 바로 보기

  • 입력 2011-10-06  |  수정 2011-10-06 07:52  |  발행일 2011-10-06 제19면


대중가요에 대한 시비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광복 후 일본문화가 개방되기 전까지 왜색가요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한때 체제유지를 위한 규제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행해온 대중가요심의의 중요한 기준은 사회의 건전성 유지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내가 대학생 시절, 해바라기의 노래를 좋아해서 전국투어공연을 따라다닌 적도 있었다. 당시의 모든 노래들이 그랬다. 노랫말을 만들고 거기에 멜로디를 붙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음악상인이 등장하여 가수를 키우고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되면서 가수에게 노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등장을 하게 된다. 노래를 잘하는 것보다 소위 ‘비주얼’에 더 무게가 실리고,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쇼크를 줄까 고민하다보니 사회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놀랄만한 행위들이 연출된다.

한마디로 좋은 노래나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음악상인에 의해 만들어진 독특한 쇼가 생산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작품의 예술적 가치가 있을 때 상품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상업적 유통구조 속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경우가 흔하다.

다시 말해서 얼마나 예술적 가치가 있느냐보다 얼마나 잘 팔릴 것인가 하는 계산에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영향을 받고, 그러한 계산도 작가가 아니라 유통업자에 의해 미리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작곡가들은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보다는 팔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하고, 작품을 창조적으로 구상하기보다는 현재 대중들의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훌륭한 작곡가의 음악을 듣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은 유통업자들에 의해 철저히 가공된 것이며, 작곡가는 자기 손으로 작품을 쓴다고 하지만 그것조차도 음악상인이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규정한 범위 내에서의 창작으로 한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 이 유통업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고급문화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원구 <수성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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