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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변화를 예고한다. 변화는 살아있음의 상징이다. 따라서 만남은 곧 살아있음의 증거다. 이것은 나의 음악에서도 기본적인 사상과 아이디어가 된다.
지난주 가수 노사연의 콘서트에서 그녀의 히트곡 ‘만남’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가사 하나 하나가 새삼 나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다 주었다. ‘만남’은 ‘사랑’이란 말만큼이나 평범하면서도 정겨운 단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만남을 경험한다. 좋은 만남이든 그렇지 않은 만남이든, 그것은 우리가 평생을 겪어야 할 운명이다. 기왕이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축복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독일 유학시절, 내가 작곡가로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음악적인 ‘독창성’에 관한 문제였다. 유럽의 다른 작곡가들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음악적 개성이 없다는 것은 결국 어느 누구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즈음부터 ‘독창성’이란 내가 넘어야만 할 커다란 산이 되어 다가왔다. 결국 지도교수의 허락을 받은 나는 작곡을 잠시 쉬며 한 학기 동안 독일 전역을 여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디에도 나의 음악은 없었다. 방황 끝에 결국 나는 ‘만남’에서 그 해답을 얻었다.
동서양의 만남, 연주자와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와 연주자의 만남, 신과 인간의 만남…. 이러한 극단적인 카테고리들의 ‘만남’을 통해 어쩌면 ‘나’의 음악을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얻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는 ‘만남’이란 작품을 8개 이상 시리즈로 만들었다. 물론 앞으로도 이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살아오면서 너무나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로 인하여 내가 얻은 것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최근에도 몇몇 사람을 통해 그동안의 고민거리가 일순간에 해결된 적이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오늘도 나는 살아있음에 가슴이 뛴다.
임주섭 <교수·천마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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