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역사적 인물 활용한 문화마케팅

  • 입력 2011-10-12  |  수정 2011-10-12 08:01  |  발행일 2011-10-12 제22면

1990년대 초반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 지자체는 자신들만의 특색을 가지고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역사적·문화적 인물을 지역의 상징으로 해 이미지를 높이는 문화마케팅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화예술인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하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한두 해 만에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장기적 계획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진행해가는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주가 돼 진행하다보면 단기간의 성과를 바라거나 여러 정치적 변수로 정책의 지속성을 이어가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의욕만큼 좋은 성과를 낸 예가 그리 많지 않다. 비교적 성공한 사례를 보면 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사업을 관에서 행정적으로 지원해준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경남 통영의 ‘통영국제음악제’가 있다. 통영 출신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을 기념하기 위해 민간에서 ‘윤이상 음악제’를 연 것에서 시작, 이제는 지역명을 타이틀로 가지는 통영국제음악제로 발전했다.

이런 예를 볼 때 대구는 자랑할 만한 문화적 자산을 발굴해 산업화할 수 있는 인적 인프라와 시설을 잘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알리고 산업화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서양음악의 선구자 박태준 선생을 기념하는 사업이 민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태준기념사업회가 만들어져 선생이 남긴 가곡과 동요를 음반으로 보급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 ‘동무생각’의 주 배경인 청라언덕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작업과 박태준 가곡제, 동요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이런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음악회가 청라언덕에서 열린다. 새로이 시작하는 문화사업에 우리 모두가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공연의 즐거움을 느끼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

어렵게 시작한 사업이 그 동력을 잃지않고 지속되기 위해 사업의 기획자는 무조건적인 애향심에 기대기보다 탄탄한 기획력으로 대구시의 행정적 지원과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박태준기념사업이 대구문화예술분야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이치우 <대구음협 부회장 ·한빛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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