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명 품 조 연

  • 입력 2011-10-18  |  수정 2011-10-18 07:55  |  발행일 2011-10-18 제19면
[문화산책] 명 품 조 연

지난여름 안방극장의 인기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 김정태·조성하·안길강·성동일·성지루·고창석 등 조연급 배우들이 출연한 적이 있었다. 주연이 아닌 조연을 특집으로 꾸민 신선한 기획으로 인기를 끌었다. 평소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날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보여준 재치와 출연했던 장면에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수많은 작품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조연의 중요성은 비단 극에서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단적인 예로, 음악의 3요소 중 하나인 ‘화음’을 들 수 있다. 주요3화음만으로는 음악이 자칫 딱딱한 표현 혹은 무미건조함으로 그 단조로움을 면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주요3화음 외에 부3화음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듣고 있는 대부분의 명곡 또한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밝은 색깔의 장조음악에서는 주3화음에 어두운 부3화음을 간간이 장식하여 단조의 음색을 연출하고, 선율에 있어서도 우리는 주요테마에 이를 보조해주는 대위선율이 등장할 때에 비로소 그 음악의 온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주·부의 적절한 조화’는 실제로 많은 음악작품에서 감동의 절정을 이룬다.

한 편의 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연을 비롯한 조연, 그리고 스태프가 동원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고작 몇몇 작품의 주연배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사회로 돌아오면, 주역만을 고집하는 부모들, 또 그 부모의 바람으로 어쩔 수 없이 주연의 역할로 비쳐지는 인생을 선택한 아이들도 참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주연이 될 수 없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세상사람 모두가 주연만 하려든다면 궂은 일은 과연 누가 하겠는가? 우리사회는 조연과 엑스트라 그리고 보이지 않는 스태프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너무 늦기 전에 이제라도 이 모든 역할들이 만인에게 인정받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임주섭 <교수·천마아트센터 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