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아내가 차린 밥상

  • 입력 2011-10-21  |  수정 2011-10-21 07:48  |  발행일 2011-10-21 제19면
[문화산책] 아내가 차린 밥상

어제 저녁, 우리 집 밥상에 올라온 음식은 잡곡밥을 비롯해 콩나물국, 구운 생선, 가지무침, 호박전, 된장찌개, 멸치볶음, 김과 김치 등 아홉 가지였다. 그리 귀하거나 값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아내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정성껏 마련한 식단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고맙게 먹었다.

식사 도중 ‘이 정도의 음식을 장만하려고 아내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비했을까’하고 생각해보았다. 채소와 두부를 사러 슈퍼마켓에도 다녀와야 했을 것이고, 사온 채소를 다듬어 요리하고, 찌개와 국을 끓이고, 생선을 굽고, 밥을 짓고 하는데 족히 두 시간은 들었으리라 추정했다. 아내에게 슬쩍 물어보았더니 “대충 맞다”고 했다.

불과 십수년 전만해도 아내들이 이 정도의 시간을 들여 저녁상을 차리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맞벌이부부, 주말부부, 기러기아빠, 1인가구 등이 급증한 까닭에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보다 외식이나 간편식 또는 패스트푸드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현저히 많아졌다. 10년 전 외식 규모가 연 30조원이었던 것이 현재 60조원으로 그 규모가 2배로 커졌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거의 매일 접하는 이런 식사의 행태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일까? 경비의 과다지출은 차치하고서라도 건강 측면에서 큰 문제가 있다. 대개의 외식과 간편식에 곁들여진 반찬에는 양의 절감과 맛의 증진을 위해 소금과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으며, 피자·햄버거·치킨으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에는 트랜스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짠 음식은 고혈압의 원인이 되며, 과도하게 사용된 조미료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트랜스지방은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혹 우리는 그동안 시간이 없고 귀찮다는 이유로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망각한 채 살고 있지 않았는지 한번쯤 돌이켜보아야 한다. 하루에 한 끼라도 아내가 차린 밥상을 대하는 일이야말로 가족의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장수의 비결이다.

이무건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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