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왈츠로 행복한 대구

  • 입력 2011-11-03  |  수정 2011-11-03 08:14  |  발행일 2011-11-03 제19면
[문화산책] 왈츠로 행복한 대구

2009년부터 대구문화재단이 마련 중인 ‘왈츠로 행복한 도시-대구’ 공연을 2년째 지휘하고 있다.

처음 이 프로젝트의 지휘를 제안받고 ‘과연 왈츠가 대구와 연결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부담을 안고 시작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야외공연을 가져본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한 나로서는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구시민들은 이 공연을 기대 이상으로 좋아하고 매번 기립박수까지 보내주었다. 내가 대구시민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과 함께 역시 대구는 문화예술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대구가 이렇듯 문화적 수준이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많은 분들이 여전히 클래식 음악을 낯설어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는 어떻게 하면 클래식 음악이 대중 속으로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까 늘 고민하기에 지면을 빌려 나름의 제안을 해본다.

한국에 청바지가 들어온 지 60여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청바지를 매번 우리 옷이 아니라고 어색해 하면서 입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어색해 하기는커녕, 청바지 문화는 어느새 대중 패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클래식 음악도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익숙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청바지보다 훨씬 먼저, 이미 100여 년전에 이 땅에 소개된 클래식 음악이 자연스럽게 우리 대중문화 속에 녹아들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클래식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대구문화재단이 기획한 ‘왈츠로 행복한 도시-대구’와 같은 공연 행태가 이러한 취지에 적합한 공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연주장이 아닌 야외 잔디밭에서 가족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으며, 또한 연주되는 곡들이 방송이나 광고 배경음악 등으로 한번쯤 들었던 익숙한 곡이기에 시민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왈츠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형태의 공연 프로젝트가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소개돼 더 많은 시민들이 클래식 음악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들에게 클래식이 청바지보다 더 익숙한 날이 오기를 꿈꾸면서.

이재준<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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