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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예 <화가> |
지금 내가 있는 작업실에 이사온 지도 2년이 조금 넘었다. 간간이 작가들이 내 작업실을 방문하기도 하고, 나 또한 그들의 작업실을 찾았다. 방문할 때마다 나는 항상 기대에 차 있다. 이 작가는 어떤 환경에서 작업을 할까하고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호기심에 차 있기도 했다.
작업실은 작가의 개성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작가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또 성격은 어떤지 조금은 알 수가 있는 곳이다. 어떤 작가의 작업실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도구며 기타 여러 작업에 필요한 물건들이 정돈이 돼 있는가 하면, 어떤 작가의 작업실은 온갖 잡동사니와 뒹구는 물감들 사이로 발밑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같이 방문한 사람들이랑 차를 마실 곳이 없어서 일회용 커피를 각자 손에 들고 작업실 밖의 벤치에서 마신 적도 있다.
어떤 작업실은 그림과 도자기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서 아주 편하게 차를 마시기도 했다. 어떤 작가는 아주 멋진 오디오 시스템으로 방문객을 위해 멋진 음악을 선물하기도 했다. 작업실에 대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하자면 아마도 끝이 없을 것 같다. 기회가 있다면 작가의 작업실을 꼭 한 번 방문하기를 바란다. 아마 그 작가가 누구든지 상관없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업의 경향과 작업실의 환경은 조금은 비슷한 것 같다. 만약 뒤죽박죽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사람에게 너무나도 깨끗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라고 하면 과연 할 수가 있을까. 없을 것이다. 아니면 며칠 사이에 작업실을 초토화시켜 놓을 것이다. 그 좋은 예로 프랜시스 베이컨이란 작가를 꼽을 수 있다.
20세기 영국 표현주의 회화의 거장이자 유명한 동성연애자이기도 한 프랜시스 베이컨은 살아 생전 작업실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 대충 상상이 갈 것이다. 온갖 잡지랑 상자들이 이젤을 피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런 환경에서 작업을 했다는 사실이 작가인 나로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베이컨은 이런 작업실의 카오스가 자신에게 영감을 주기 때문이라 한다. 지금은 그 작업실이 더블린에 있는 휴 레인 갤러리로 옮겨져 예전 모습 그대로 재현된 채 전시되고 있다. 베이컨의 그 작업실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하고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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