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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 ‘마이스터(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마이스터는 ‘명인’ ‘대가’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어떤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을 의미한다. 이론보다는 실제 현장경험과 손기술로 최고 실력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말한다.
마이스터가 되기 위해선 직업훈련원을 나와 직장에서 일정기간 경력을 쌓은 다음 마이스터 과정교육을 따로 받고 자격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그 분야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소시지 만들기, 맥주 제조, 자동차 수리, 유리가공, 목재가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들에게 마이스터라 하면 그 분야의 최고 실력자로 인정하기 때문에 정규 대학을 나오고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도 인정하고 존경한다.
독일에서 한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그 친구는 대학을 갈 수 있는 데도 가지 않고 자동차 기술자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 독일은 대학 등록금도 없고(지금은 약 500유로) 공부하기에는 최상의 나라였다. 그런 대학을 가지 않으니 이해가 되지 않아 내가 “왜 대학을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갈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학을 가고 박사학위까지 받으려면 10년은 족히 걸린다. 그 친구는 다른 사람이 대학 다니는 10년 동안 부지런히 일을 해 조그마한 집을 장만했고 좋은 자동차를 몰고 다녔다. 그 친구의 계산법은 간단했다. 학위를 받은 사람이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가지려면, 자신이 필요했던 10년에 또 10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친구의 계산법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과연 맞는 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는 대학을 굳이 나오지 않아도 그 분야에 최고라면 존경해주는 사회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도 편견이 없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이러한 기술직이나 기능직이 존경을 받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야말로 이러한 마이스터 제도가 절실히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김건예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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