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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브로드웨이를 방문했을 때는 2009년의 추운 겨울이었다. 당시 공항에 내리자마자 뉴욕에 왔다는 흥분에 추위도 잊었으며, 공항 흑인 여직원의 안내도 귀에 들리지 않아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도착한 숙소에 짐을 풀고 맨 먼저 달려간 곳이 타임스퀘어 광장이었다. 인터넷 상에서만 보던 타임스퀘어 광장을 직접보고, 휘황 찬란한 대형 광고판과 꿈에 그리던 뮤지컬이 공연되는 극장 앞에 서니 감회를 넘어 자만심까지 느끼기도 했다.
현지 링컨센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여러 곳을 소개 받았다. 그때는 한창 세계가 경제공황을 겪을 때였고, 브로드웨이도 예외 없이 많은 공연이 막을 내리고 많은 수의 극장들이 매물로 나오는 시기였다. 매서운 추위만큼이나 미국 경기도 얼어붙은 시기였다. 하지만 공연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의 줄 속에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들이 브로드웨이를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얼마 전 다시 찾은 브로드웨이에서는 그 당시 공연했던 작품 이외에 많은 신작들이 올라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디스벗구디스’들도 아직 건재하고 있어 가슴 한켠이 흐뭇했다. 업무를 끝내고 저녁에는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면서 옆에 앉은 나이 지긋한 노부부의 웃음과 여유도 공연과 함께 누릴 수 있었던 기쁨이었다.
바쁜 일정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기 전날 밤 타임스퀘어 광장을 다시 나가봤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북적이던 거리의 분주함은 사라졌지만 왠지 모를 힘과 살아 움직이는 듯한 광고판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 도시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너무 멀리까지 와서, 한적한 곳에서는 흑인들의 시선이 곱게만 느껴지지 않아 괜히 주먹을 뻗어보고 운동하는 척도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 거리에서 우리나라 뮤지컬이 공연되고 관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타임스퀘어 하늘 아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극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작으로.
곽종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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