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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초하루인 설날은 ‘섧다’ ‘슬프다’에서 나온 말로, ‘몸을 사린다’는 ‘신일(愼日)’의 뜻을 지니고 있다.
전통사회에서 우리의 세시풍속은 대부분 풍년이나 복을 기원하고, 조상을 숭배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설날과 정월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1년 동안의 복을 기원하는 여러 행사가 집중적으로 행해진다.
먼저 새해 첫날 남보다 먼저 복을 많이 받기 위해 새벽에 복조리를 사는데, 이는 일종의 기복행위로 엿이나 성냥, 돈 등을 담아 벽에 걸어 두기도 했다. 설날 저녁에는 ‘소발(燒髮)’이라 해 머리를 빗을 때 빠지는 머리털을 1년 동안 모아두었다가 태우는데, 이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신체는 머리카락까지도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풍습이다.
또 설날 밤에 하늘에서 내려와 제 발에 맞는 신발을 신고 하늘로 올라가는 야광귀(夜光鬼)에 의해 신발을 잃은 사람은 그 해에 재앙이 따르게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설날 저녁에 신발을 방안에 들여놓고 자는 풍습도 생겨났다. 대문에는 갑옷을 입은 장군의 그림을 붙이거나, 삼재(三災)를 쫓기 위해 세 마리의 매를 그려 붙이기도 했다.
새해는 차례를 지내면서 조상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밥 대신 떡국으로 차례를 올리고, 돈 모양으로 동그랗게 썬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더하고 부자가 되기를 기원했다. 차례가 끝난 뒤에는 설빔 또는 세장(歲粧)이라고 해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장유(長幼)의 질서에 따라 새해를 맞이한 첫 인사를 드렸다. 이 또한 조상숭배와 같은 맥락에서 형성된 관습이다. 세배는 집안 가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먼 일가친척과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했다. 그러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상황에 맞게 하는 덕담을 했다.
그러나 생활양식과 전통적 가치관이 변함에 따라 우리의 설날 풍속도 급속하게 사라지거나 바뀌고 있다. 언론매체에서 명절을 상기시키고, 민속촌이나 박물관 등지에서 세시놀이를 재연하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세시풍속은 지역문화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확인하고, 민족문화의 전통을 이해하는 바탕이다. 이런 세시풍속이 이번 설부터 좀 더 되살아나길 바란다.
서정임 <대구차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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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설날의 세시풍속](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1/20120120.0101807124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