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호흡의 깊이와 화법

  • 입력 2012-03-01  |  수정 2012-03-01 07:26  |  발행일 2012-03-01 제18면
[문화산책] 호흡의 깊이와 화법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한시도 호흡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망진단서에 적힌 의사의 진단은 호흡중단입니다. 호흡은 잘만 하면 건강은 물론, 보이스 파워를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스피치에서는 복식호흡을 사용합니다. 복식호흡은 코로 숨을 들이쉬면서 입으로 내뱉는 호흡입니다. 숨을 들이쉴 때는 가슴은 그대로 있고, 배만 불룩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숨을 내쉴 때는 배가 등에 붙는다는 느낌으로 끝까지 내뱉으면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호흡과 스피치의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일반 스피치는 대중가요의 호흡, 연설은 성악가의 호흡, 웅변은 판소리나 창(唱)과 같은 호흡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이는 대중소설을 읽는 호흡으로는 절대 시집이나 철학서적을 읽을 수가 없고, 대중가요를 부르는 호흡법으로는 가곡을 부를 수 없으며, 동네 뒷산을 오르는 호흡으로는 팔공산 정상에 오를 수 없듯이 얕은 호흡으로는 스피치의 깊은 맛을 낼 수 없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은 시청자에게 깔끔하고 깨끗하게 들리지만 우리는 그것에 감동을 받지 못합니다. 또 약장수의 말은 청산유수 같지만, 얕은 호흡과 입으로 하는 말이므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깊은 호흡과 마음으로 혼을 담은 스피치는 우리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무언가처럼 상대방의 가슴에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호흡의 또 다른 중요성은 말하는 사람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준다는 것입니다. 스피치를 할 때 긴 복식호흡을 하면 안정감을 되찾게 돼, 연단에서 많이 떨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피치에서는 호흡할 곳을 원고에 표시해 두고 정확하게 실행하면 안정되고 편안한 스피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호흡은 저절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꾸준한 연습과 습관을 가지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깊은 호흡연습과 함께 가슴으로 말하기를 연습한다면 화술의 달인으로, ‘말짱’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병욱<시인·대구스피치평생교육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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