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초보운전과 스피치

  • 입력 2012-03-08  |  수정 2012-03-08 08:42  |  발행일 2012-03-08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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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데일 카네기 스피치 강좌에서는 자동차 운전과 스피치의 연관성을 비유해 강의를 많이 한다. 초보운전자의 뒷유리를 보면 ‘초보운전’이라는 공식적인 표현을 한 운전자도 있고, ‘밥 하려고 쌀 사러 나왔어요’란 글귀를 웃음마크와 함께 부착했기 때문에 뒤따르는 운전자를 싱긋 웃게 만들기도 한다. 초보운전자는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겁이 나며, 특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어깨가 아프고 목이 뻣뻣하여 피곤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 심리불안은 눈이 충혈되게 만들고, 가슴을 뛰게 만든다.

스피치의 경우도 초보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일어서기만 하면 다리가 떨리고, 가슴이 쿵쾅거리며, 청중이 보이지 않는다. 이어 목소리는 작아지고, 말이 빨라지며,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땀만 난다. 청중이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한다. 무슨 말을 먼저 해야할 지 머릿속에서만 말이 뱅뱅 돈다.

이런 초보자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운전과 스피치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스피치에서 초보 단계를 극복하려면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은 대부분 남성이 좋아하는 수필 논설 칼럼이 좋다. 여성은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선택한 뒤 편안한 자세로 작은 소리로 읽어 보고, 또 읽어보면서 문장과 친근감을 만든다. 그런 다음 여러 사람 또는 거울 앞에서 낭독도 해보고, 녹음기와 비디오를 활용해 숙달하면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기본이다.

작고 쉬운 일에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 그 자신감은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그 긍정적인 사고는 얼굴에 자신감을 나타내게 되고, 눈빛이 자연스러워지고, 자세가 편하게 된다. 운전도 쉬운 길을 수없이 오가면서 연습하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초보 단계를 빨리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은 문장을 선택해 반복적으로 연습함으로써 의식 속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조금 어려운 문장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가장 효과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누구나 처음엔 초보였다’는 진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병욱<시인·대구스피치평생교육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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