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민화 이야기 (2)화려한 색채

  • 입력 2012-04-09  |  수정 2012-04-09 07:25  |  발행일 2012-04-09 제23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민화는 대부분 조선시대 중·후기에 그려진 것이다. 그러나 민화의 기원은 삼국시대의 고분벽화인 ‘사신도(四神圖)’일 것이란 것이 현재까지의 학설이다. 민화는 지금까지 전해오던 그림 그리는 방식이나 법칙을 무시한 그림으로, 자유로운 표현과 함께 색채가 매우 화려하고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화려한 색은 매우 상징적이며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노란색은 오방색 가운데 우주의 중심이라고 하여 가장 고귀한 색으로 취급되었다. 푸른색은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으로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색으로 그려졌고, 흰색은 결백·진실·삶·순결 등을 표현하거나 인간의 지혜를 표현하고 있다. 또 붉은색은 생성과 창조, 정열과 애정, 적극성을 뜻하여 가장 강한 벽사(僻邪)의 빛깔로 그려졌다.

이러한 색채의 상징성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혼색(混色)을 피하고, 원색을 주로 사용함으로써 매우 밝고 활달하게 그려졌다. 밝은 색의 사용은 가난과 계급제도의 불합리 속에서 힘겨운 세상을 살아야만 했던 서민과 부녀자에게 웃음을 띠게 해주는 위안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래서 색은 거칠고 투박스러움 그 자체이며, 부드러움이나 미적 표현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세련되지 못하고 미흡한 것 같지만, 강렬한 색의 활용에서는 조화로움을 찾을 수 있다. 색채의 화려함과 내용, 소재가 하나가 되었을 때 전체가 잘 조화되는 아름다움을 나타낸 것이 민화의 색채효과다. 그래서 민화의 화려한 색채는 그 형상을 단순히 모방해 그리기보다는 대담하게 생략하고, 재미있는 것을 조금 더 변형하여 표현함으로써 그린 사람이 흥미롭게 느끼고, 보는 사람이 즐거워지게 한다. 생활과 예술을 통하여 그 단순함과 소박함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살아있는 작품으로서의 기능과 미(美), 미래를 보는 이상과 해학이 화려한 색채의 내면에 짙게 깔려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소하 <대구예술대 한국미술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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